2급수 수준 유지·전선 지중화
시, 안성시에 방류수 상생 제의
양측 실무협의 소통채널 합의
안성시장 “수용은 아냐” 선긋기
▲지난 5일 안성시청을 방문해 김보라 안성시장과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백군기 용인시장. /사진출처=용인시청
▲지난 5일 안성시청을 방문해 김보라 안성시장과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백군기 용인시장. /사진출처=용인시청

그동안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방류수 처리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용인시와 안성시가 상생방안을 모색하기로 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21일 용인시에 따르면 백군기 용인시장은 지난 5일 김보라 안성시장을 찾아가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방류수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에 합의했다.

당시 백 시장은 “안성시와 시민의 입장을 이해한다. 실무협의회를 통한 소통을 바탕으로 지속적이고 상생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시장은 실무협의회 구성과 관련, “소통 채널이 만들어진 것이 혹여 안성시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선을 긋고 나서 “안성시가 다른 지역 발전에 따른 희생양이 된 사례를 여러 번 겪다 보니 소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시장은 방류수 수질을 이천하이닉스 공장과 같은 2급수 수준으로 유지, 신안성변전소에서 용인SK하이닉스까지 전선 지중화 등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김 시장은 “용인시의 제안에 대해 안성시민이 납득하고 이해한 뒤 찬반을 논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용인시와 안성시는 다음 주 중 실무부서끼리 만나 상생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SK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용인시와 안성시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안성시를 위해 용인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갈등을 해소하고 두 시가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시와 안성시의 갈등은 용인지역에 들어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처리 계획 때문이다.

당초 용인시는 일일 발생 오·폐수 61만여㎥ 중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처리수 37만여㎥를 용인에서 안성으로 이어지는 한천으로 방류하는 사업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안성시는 시의 하루 하수처리량(6만여㎥)이 넘는 처리수가 용인 반도체 단지에서 한천과 고삼저수지로 방류되면 수질오염이 불가피하다며 하수처리계획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용인시는 방류수를 고삼저수지를 관통하는 대신 저수지 옆으로 우회하고, 일일 방류량도 37만여㎥에서 34만여㎥로 줄이며, 총유기탄소(TOC)를 법적 기준치인 15에서 6 이하로 낮춰 방류 수질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362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