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건강증진~민주시민교육 등 추진
시교육청, 활성화 위해 운영비 지원

강화여고·선학중·강남영상미디어고 등
'매점' 운영 … 학생들 실물경제 체험

서흥초, 목공실 연계 융합 수업
또 다른 교실 … 학부모들 마을교사 역할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한 아이가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학교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지혜,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교육협동조합은 지역사회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육협동조합은 학교를 기반으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 주민들이 교육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교육경제공동체다. 인천에는 총 4곳의 교육협동조합이 있다. 인천시교육청도 이러한 교육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지원에 힘쓰고 있다.

▲교육에 부는 새로운 바람

인천에는 다양한 교육협동조합이 있다. 강화여자고등학교와 선학중학교, 강남영상미디어고등학교, 서흥초등학교에서 운영되는 교육협동조합은 학생건강증진사업부터 학생교육복지사업, 민주시민교육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강화여고와 선학중, 강남영상미디어고는 매점 교육협동조합을 만들어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실물경제를 체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흥초의 서흥꿈세움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은 목공교실과 도예교육 프로그램, 도시생태환경 교육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흥초교의 교육역량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마을과 지역의 교육 발전을 도모하고, 마을교육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서흥 꿈세움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은 시 교육청 교육협동조합 중 유일하게 예비 사회적 기업에 지정됐다.

시 교육청은 교육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조례를 근거로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교육협동조합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를 통해 해마다 학교협동조합 연계강화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조례가 개정되면서 교육 업종에 속하면서 학교 밖 주민 등이 중심이 된 교육 협동조합도 조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를 포함한 마을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교육협동조합까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향후 지원 여부는 검토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장수경 서흥 꿈세움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장수경 서흥 꿈세움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목공실과 연계한 융합 수업

서흥초에서 목공실은 또 하나의 교실이다. 수학 시간을 마친 학생들은 목공실로 달려와 각도와 분수를 활용해 직접 나무를 만지며 나만의 연필꽂이와 책상을 만든다. 서흥초에서는 이렇게 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장수경 서흥 꿈세움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조합이 작년에 설립돼 시행착오도 많지만 이러한 과정 중심의 교육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가르침을 일깨워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흥 꿈세움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은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들로 구성돼 목공, 도예, 진로 교육, 생태 텃밭 활용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생활 속 필수품을 만들어내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재능을 알 수 있어요. 도예나 재단을 하면서 집중력도 기르고, 또 컴퓨터로 도안을 제작해 오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그 중심에는 학부모가 있다. 학부모들도 단순한 봉사자가 아닌 아이들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있다. 목공 수업 교사들은 사비로 외부 기관에서 1년 반 동안 목공 정규수업을 받았다.

“조합이 설립되기 전 231㎡(70평) 규모의 목공실에 재단 설비까지 다 갖춰져 있었어요. 교직원이 바뀌더라도 이 공간을 활용한 수업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조합을 만들게 됐습니다. 조합에 참여한 모든 분들은 마을교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일자리 지원금도 받게 돼 더 안정적으로 조합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융합교육의 바람은 인근 학교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근 학교에서도 서흥초처럼 목공 수업을 정식 수업으로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서 목공교육 거점 학교를 중심으로 주변 학생들은 목공 수업을 받습니다. 나무를 만지다 보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미술과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생겨나요. 그렇게 모든 학교에서 융합, 연계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