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넘어선 공존의 가치 집행부 견제에서 빛났다”
▲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사진제공=경기도의회

 

“협치를 넘어선 공존의 가치는 아이러니하게도 집행부를 견제하는 데에서 빛을 발했다.”

제10대 경기도의회는 2018년 7월 민주당의 지방선거 대승으로 유일 교섭단체 체제, 여당 소속 의장과 경기도지사, 경기도교육감이라는 초유의 환경 속에서 탄생했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여당이지만 '야당 같은 여당'을 약속했고, '최악의 상황'이라는 염려에 역발상으로 접근하기 위해 애썼다.

견제약화가 우려되는 구조는 역으로 생각하면 협치강화가 용이한 여건이다. 경기도의회는 공존을 시대정신으로 삼고, 거대여당 구조 속에서 공멸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해 협치했다. 송 의장은 “지난 2년은 협치와 견제의 균형을 맞춰 여러 난제를 슬기롭게 풀어온 기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경기도의회가 지향해 온 '공존의 미래'는 이재명 지사의 '공정한 세상', 이재정 교육감의 '공평한 교육'과 동일선 상에 있다”며 “의회와 집행부는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공존의 관계' 속에서 의회와 도 간 소통·협치기구인 '정책협의회'를 출범시켜 상생발전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정책협의회는 2019년 1월3일 업무협약 이래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 19개의 안건을 협의했다. 그간 집행부 부동의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학교 체육관 건립사업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올해 4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50개교 체육관 건립을 확정 지은 것은 주목할 만한 결실이다. 덕분에 학생들은 미세먼지 속에서도 건강한 체육활동을 펼칠 공간을 갖게 됐고, 위급상황 시 꼭 필요한 재난대피시설도 대거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의회는 정책협의회를 통해 의회사무처 직원을 증원하고 조직을 확대했다. 인력증원은 전문성 강화로 이어지며 행정사무감사 등에 내실을 기할 수 있게 됐다. 또, 도내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대상기관을 종전의 6곳에서 12곳으로 늘려 고위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보다 철저히 검증할 수 있게 됐다.

송 의장은 2년간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의회다운 의회를 구현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거대한 목표를 내세우기보단 기본에 충실하며 도민의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일구는 데 매진했다. 송 의장은 “제10대 의회 반환점을 맞아 그간의 노력이 여러 지표로 나타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소외했다.

이와 함께 송 의장은 본회의 시간 엄수를 위해 노력했다. 기본적인 시간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도민의 신뢰를 되찾는 첫걸음임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는 의원 한 명 한 명에게 사소한 약속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10대 전반기 총 15회 238일 간의 회기 동안 본회의 개의 지연시간은 평균 8분49초로 나왔다. 9대 후반기 41분19초, 9대 전반기 36분45초와 비교하면 매번 30분 전후로 일찍 회의를 시작됐다. 늦어지기 일쑤이던 예산안 법정시한도 철저히 준수했다.

입법기관의 기본인 조례제·개정에도 충실했다. 특히, 조례안을 비롯해 의회에 접수·발의된 의안이 늘어났다. 제10대 전반기 들어 마지막 회기를 제외하고 지난 343회 임시회(4월21일~29일)까지 발의된 의안은 총 1159건으로 9대 후반기 1119건, 9대 전반기 1089건에 비해 증가했다.

송 의장은 “기본에 충실한 의회, 약속을 지키는 의회, 도민과 함께하는 의회, 지역현안 해결에 앞장서는 의회. 모든 주요 분야에서 '의회다운 의회'의 모습을 고르게 발전시키고 광역의회로서 모범을 보인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송 의장이 꼽은 제10대 전반기 의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신뢰'다. 의회가 신뢰를 쌓고, 회복하기 위한 필수과제는 공약을 지키는 일이다. 그는 '약속을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고 천명한 이후 의원들의 공약을 함께 지키는 데 주력했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정책공약'이다. 공약을 정책화하고 예산을 담아낸 것이야말로 제10대 전반기 의회를 상징하는 발전적 변화다.

송 의장은 취임 직후 공약관리 TF를 꾸리고 모든 의원의 총 공약 4194건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공약집을 발간했다. 의원들의 공약 DB를 만들어 체계적 관리를 시행한 건 의회 사상 최초의 도전이었다.

이어 기본 DB를 바탕으로 유사공약을 묶어 정책화할 수 있도록 '정책공약'을 만들었다. 정책공약은 선거에서 내세우는 '선거공약'을 넘어, 의원 선출 이후로도 입법화 과정을 거쳐 정책으로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의회는 2019년 본예산부터 1회 추경, 2020년 본예산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을 반영해냈다. 경기도의회의 정책제안 건수는 도청 75건, 교육청 27건 등 총 102건이다. 이 정책이 229개의 사업으로 세분돼 4조1129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반영됐다.

이와 함께 송 의장이 의장으로서 가장 신경 쓴 부문이 '현안'과 '현장'이다. 때를 놓치지 않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했고, 문서보다는 현장을 신뢰했다. 그는 “높이 평가할만한 의정 성과는 모두 현안과 현장 중심의 의정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 전국 17개 광역의회 최초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을 마련하고, 긴급 추경안을 통과시킨 것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경기도는 의회가 마련한 근거 조례를 기반으로 재난기본소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도민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신속히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송 의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최대한 많은 현장을 방문했다. 그중에서도 대형사고 현장은 빠지지 않고 찾았다. 덕분에 사고의 원인이 된 구조적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양평 양돈농가 화재, 포천 석탄발전소 폭발사고, 안성 상자제조공장 화재 등 많은 사고현장 중에서도 지난 4월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현장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천 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공정을 앞당기기 위해 우레탄폼 시공과 용접 등 위험한 작업을 여러 하청업체가 동시에 진행하는 동안 화재위험이 높아진 것이다.

송 의장은 “면밀한 건축공정과 함께 법체계도 엄중히 적용시켜 안전을 추구해야 하는데, 우리 건설현장은 공기단축과 비용절감에 시달리는 재하청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해 근본적 대책 마련을 시급히 하지 않으면 제2의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음을 현장은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문제는 노동 분야의 모든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다는 점이다. 지방정부는 실질적 관리감독 권한조차 없어, 현장에서 신속히 대응하기가 어렵고 이는 대형사고 재발을 방지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는 “노동인권, 노동환경과 같은 노동 분야만이라도 광역의회에 권한을 이양해야 하지만 중앙정부의 조치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한탄했다.

이에 경기도의회는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면밀히 따져 조속히 도 차원의 안전대책망을 조례로 만들기로 했다. 향후 경기도의회는 17개 광역의회 차원의 TF 구성 등 대형 산업재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송 의장은 “지난 2년 간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이 이상 못할 만큼 바쁘고 부지런히 의정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는 송 의장. 그는 “의장 임기만료와 함께 전반기 의회의 정책이나 성과가 단절되지는 않기를 바란다”며 “전후반기가 통일성과 연속성을 갖고 활동할 때 시너지가 발생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끝으로 “포스트 코로나라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지금, 의회가 의회다워지려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정책공약'과 '자치와 분권'에 최선을 다했던 지난 2년의 세월을 자양분 삼아 후반기 의회에서 더 큰 '도민 행복'이 실현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은?

 

송한준 의장은 1960년 1월17일 생으로 3선 경기도의회 의원이다. 지역구는 안산시 제1선거구(사1·2·3동, 본오3동)다. 서강대학교 사회복지정치학과 졸업했고 단국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비교정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8, 9, 10대 경기도의원이며 8대 경기도의회 예결산위원 간사, 9대 경기도의회 예결산위원장을 역임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에너지연구부에서 근무했으며 민노총공공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감사와 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해양연구원 지부장을 지냈다. 단국대학교 겸임교수로 근무했으며 19대 대통령 문재인 후보 경기도당 상근부본부장, 제16대 후반기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 10대 전반기 경기도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교육연수원부위원장, 안산시 농아인 수어센터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