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북 정상회담에 이목 집중
자주적 통일 등 5개 항목 합의

철도 연결·개성공단 조성 성과
이명박·박근혜 정권서 '도루묵'

문 대통령 집권 후 해빙기 맞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최근 악화
▲ 지난 2000년 6월13일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 공항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20년 전인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김대중 대통령은 마중 나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손을 굳게 맞잡았다. 분단 이후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난 역사적인 장면에 남북의 7000만 겨레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두 정상은 2박 3일간의 회담 끝에 '우리 민족끼리, 스스로의 힘으로, 통일을 향해 나아가자'는 내용을 담은 '6•15 남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는 ▲한민족의 자주적 통일 ▲통일방안 마련 ▲이산가족 상봉 ▲경제협력 및 제반 분야 교류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울 답방 등 5개 합의사항이 담겼다.

이 성명에 따라 한 달 뒤인 2000년 7월31일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공사에 들어갔다. 그해 8월9일에는 개성에 2000만 평 규모의 공단을 조성하기로 합의했으며 이윽고 2003년 6월 착공해 2004년 12월 첫 제품인 '통일냄비'를 만들어냈다.

같은 해 8월15일에는, 1985년 이후 끊겼던 이산가족 상봉이 15년 만에 재개돼 한 해 두 차례씩 정기 상봉이 이뤄졌다. 그해 9월15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00년 올림픽'에서는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10월2일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6•15 공동선언 구현', '군사적 긴장 완화' 등을 다짐하는 '10•4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했다. 2008년 7월에는 금강산 관광이, 그해 11월에는 개성관광이 잇따라 중단됐다. 그해 12월에는 경의선 철도 운행마저 멈춰섰다. 2010년 5월에는 개성공단 신규투자 금지, 대북 교역 중단, 남한 국민의 북한 방문 금지 등의 5•24 제재 조치가 단행됐다. 2013년 집권한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2월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한 해 동안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가까스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켰으나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또 다시 악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북전단 살포 사건이 불거지면서 북측이 개성공단 몰수, 군사합의 파기 등 극단적 조치를 경고하는 등 남북관계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정찬흥 인천일보 평화연구원 준비위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