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경상북도 구미 등에서 열릴 예정인 제101회 전국체육대회가 1년 미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2021년 개최 예정지인 울산이 “예정대로 대회를 치르겠다”며 즉각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향후 험로가 예상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0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 회의에서 “선수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방역 당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논의해 올해 대회를 연기해 내년에 여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가을에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터라 선수와 국민 안전을 고려해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지금 상황에서 체전을 개최하더라도 무관중 경기와 해외선수단 불참, 종목별 분산 개최 등 반쪽 대회로 전락할 우려가 커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이 지사는 올해 대회를 내년에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체전을 1년씩 순연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국체전 관련 총예산 1495억원 가운데 시설비로 이미 129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라 취소해서는 안 되고 내년으로 연기, 정상 개최를 해야한다는 것.

이와 관련, 문체부는 “대한체육회, 방역 당국, 차기 대회 광역단체와 협의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차기 및 차차기 도시와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 지사의 오전 건의 내용이 알려지자 2021년 전국체전을 준비 중인 울산의 송철호 시장은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내년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개최에는 변화가 없으며, 지금까지 준비해온 대로 열 것이라는 것이 현재 입장이며 상황은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6년 만에 열리는 2021년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자 1월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및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준비 기본 계획'을 마련하고 대회 개최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전국체전 개최는 2020년 경북 구미, 2021년 울산, 2022년 전남, 2023년 경남, 2024년 부산 순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지사의 요청대로 1년씩 순연이 되려면 해당 자치단체와 모두 합의가 이뤄져야 해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전국체전은 중일전쟁 발발과 조선체육회 강제해산 기간(1937~1944년)과 한국전쟁이 발생한 195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열렸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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