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올 190개교 공사 예정
짧아진 방학에 20여곳 취소·연기

경기도내 초·중·고교 중 절반 넘는 학교에 아직 석면이 남아있지만, 제거 공사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방학 기간이 줄어들며 공사 기간 확보가 불가능해진 탓이다.

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 중 석면 텍스 등이 남아있는 면적이 50㎡ 이상인 학교는 총 1389개교다. 이는 전체 학교 2400개교의 57.9% 수준이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1297개교 중 726개교(56.0%), 중학교 629개교 중 358개교(56.9%), 고등학교 474개교 중 305개교(63.0%)에 아직 석면이 남아있다.

석면은 저렴한 가격과 상대적으로 손쉬운 관리 등으로 과거 학교 건물은 물론 사무실, 상가 등의 공사에 광범위하게 쓰였다. 하지만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는 등 유해성이 드러나 국내에서도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교육부는 2015년부터 학교 내 석면제거 공사를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경기도교육청 역시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학교 내 모든 석면을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방학 기간이 줄어들며 석면제거 공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당초 올해 190개교 학교를 대상으로 공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최근 20여 개교의 석면제거 공사를 취소 및 연기했다.

이유는 방학 기간이 줄어 공사 기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인데 주로 총 공사면적이 5000㎡ 이상인 대형공사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지역 A학교는 당초 8억여원을 들여 겨울방학 때 석면제거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겨울방학 기간이 줄어들며 공사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A학교는 현재 모든 건물에 석면이 남아있으며 총 공사면적만 5379㎡에 달한다.

수원지역 B학교 역시 11억여원을 들여 5719㎡ 규모의 석면제거 공사와 LED조명 교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같은 이유로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공사를 취소했다.

도교육청은 공사 기간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줄을 잇자 수요조사를 별도로 실시해 2020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반영했다.

도교육청은 당초 올해 석면제거 공사와 LED조명 설치, 내진설비 공사비로 책정된 예산 중 236억원을 감액 편성하고 교실 책걸상 교체, 수도관 현대화 공사 등 사업 기간이 크지 않은 학교시설개선사업으로 예산을 돌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5000㎡ 이상 공사는 통상 70~80여일의 공사 기간이 필요한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방학 기간이 줄며 사실상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일단 사업을 연기한 후 학교들의 의견을 받아 재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