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은 무조건 현장에서 공감대 형성”


젊음은 뜨겁다. 뜨겁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의문도 많다. 뜨거운 이상과 차가운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인천 남동구의회 젊은피 구월2·간석2·3동 지역구 조성민(33) 의원 역시 그랬다. 그는 대학 졸업 후 IT연구원으로 직장 생활을 했다. 회사 일에 치여 현실 정치에 큰 관심을 둘 여력이 없었다.

조 의원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시점은 직장 생활 약 8년 뒤 창업을 하던 즈음이다. 실제 창업을 해보니 현실에서 필요치 않은 지원 사업과 정책들이 많았다.

“왜 이런 지원 사업을 하는 걸까, 그 때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대로 직장 생활을 할지 평소 관심을 가지던 정치에 입문할지 고민 끝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하자는 생각에 무작정 뛰어들었습니다.”

 

▲기초의원, 몸에 맞는 천직

남동구의회 역사상 최연소라고 자신을 소개한 조성민 의원. 처음 해보는 기초의원 일은 그의 적성에 딱 맞았다.

“사람 만나는 걸 평소 좋아했어요. 적성에 아주 딱 맞습니다. 제가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했는데 가끔 이직 제안들을 받곤 했어요. 그런데 재밌는 게 제가 말이 많아서 그런지 이직 제안 받은 업무가 사람을 만나는 영업직이 많았죠.”

조 의원에게 정치란 사회적 불평등을 바로잡을 수 있는 도구다. 주민을 대변해 발언하고 조금이라도 변화를 끌어내는 것, 그것이 정치인의 역할이자 보람이다.

“의원이 되기 전엔 누가 제 말을 듣겠습니까. 지금은 의원으로서 주민들을 대변해 지역구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발언하면 집행부에서 듣죠. 그리고 실제 변화가 생길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지방의회의 역할과 권한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현저히 작더라고요. 조례 발의 범위와 의원 권한을 폭넓게 넓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은 지역마다 고유한 특성들이 있습니다. 그런 지역 특성들이 무시된 채 '법'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공통적으로 묶어버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봐요.”

 

▲공부하는 의원, 답은 현장에

조 의원의 조례 발의는 상향식이다. 다시 말해 바닥 민원에서 시작된 고민들이 조례라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완성된다. '남동구 교통약자의 교통안전 증진 조례'가 대표적이다.

이 조례는 지역구 내 초등학교 통학로 문제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인근 공사 영향으로 학교 정문이 임시로 바뀌고 대형 트럭이 신호수도 없이 학교 앞을 오가며 안전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부서에 민원을 전달하고 시공사에 주의를 주고 끝낼 수도 있었지만 조 의원은 비슷한 구조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 조례로 풀고자 했다.

그 결과 '남동구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을 위한 조례'를 전부개정해 '교통약자'로 통칭된 위 조례가 만들어졌다. 해당 조례에는 구청장이 보호구역 내 공사현장 시공자에게 안전관리계획 수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 의원은 '공부하는 의원'이 되고자 한다. 그는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의원 연구 단체 '주차문제 개선방안 연구회' 대표 의원이기도 하다.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한 선결 조건이었던 의회 출입 시스템 개선을 끌어낸 데에도 그의 역할이 컸다. 오후 6시만 되면 퇴근할 수밖에 없었던 의원들은 이제 24시간 의회에서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항상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지역구 각 동마다 하루씩 돌며 '찾아가는 현장 민원의 날'을 열기도 했었죠. 민원이 들어오면 해결 여부를 떠나 무조건 민원인을 만나고 현장에 가서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겠다는 게 제 다짐이기도 하고요. 주민을 섬기고 인정받는 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