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24명이 꾸린 비영리 민간단체
국토부 사업 선정을 시작으로 역할 확대
공동체강화 목표 프로그램 준비에 최선

인천 속 외국이라 불리는 연수구 함박마을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탈락한 아픔을 딛고 올해는 뿌리부터 단단히 다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함박마을공동체'가 있다.

함박마을공동체 뿌리는 '함박마을사랑회'다. 함박마을사랑회는 이웃 간 화합을 위해 함박마을 통장 24명으로 이뤄졌던 비영리 민간단체다.

지난해 본격적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준비가 시작됐지만 주민 참여가 저조하고 이를 주도할 조직이 없어 함박마을사랑회는 함박마을공동체라는 비영리법인으로 발전해 도시재생 사업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은 70명 정도인데 이 중 고려인이 30명 정도 됩니다. 함박마을 인구가 대략 2만명 정도 되니, 회원이 아직은 적죠.”

지난해 6월부터 함박마을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이용한(65·사진) 회장은 일단 회원을 100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도시재개발과 달리 도시재생은 주민 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 특성을 보존하며 마을을 가꿔나가는 상향식 사업이기에 주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박마을공동체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 역시 이 같은 '공동체'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 소규모재생사업 공모에 당선된 함박마을 사업 역시 '글로벌 공생 프로젝트'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함박마을공동체는 이 사업을 통해 커뮤니티거점공간 조성과 함께 △마을밥상 △마을탐방 △마을교육놀이 등 내·외국인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 사업뿐 아니라 연수구 마을만들기 공모 사업에도 선정돼 지금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인데, 역시 '공동체'가 핵심입니다. 내·외국인 어린이들로 이뤄진 유소년축구교실에는 한국인 코치뿐 아니라 고려인 코치도 있죠.”

함박마을공동체는 8일 함박마을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주민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민들의 현장 참여는 불가하고 연수구 인터넷방송국과 유튜브를 통해 토론을 생방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차이나타운 같은 경우 중국 자본이 들어와 발전시켰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함박마을을 발전시킬 주체는 바로 주민들입니다. 14개국 외국인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함박마을이 문화복합 마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