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현충일 맞아 호소
고령에 병고·생활고 시달려도
월 50만원 보훈수당 수령뿐

가장 어린 유공자가 85세
매년 10%씩 우리 곁 떠나
한국사회 예우 여전히 부족

“우리 6·25 참전유공자는 호국유공자로 전쟁 당시 90% 유린당해버린 국토를 지켰다. 올바르게 평가받고 싶다.”

6일 제70주년 현충일을 맞이하지만, 참전유공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예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호소가 나온다.

6·25전쟁에 참여한 정태화(89) 옹은 4일 군포 보훈회관에서 인천일보와 만나 “(사회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태화 옹은 “우리 6·25 참전유공자는 호국유공자로 전쟁 당시 90% 유린당해버린 국토를 지켰다. 전후에도 못 먹고 못 배우고 가난하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국가 울타리를 튼튼하게 만들고 다시는 우리 세대와 같이 피 흘리며 싸우지 않도록 허리띠를 졸라맸다”며 “한국은 전후 국민소득 67달러에서 3만 달러로 약 500배가 성장해 세계 경제 12위권의 경제 대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제 고령으로 경제적 능력이 없고 병고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참전유공자들은 월 50만원 남짓한 보훈수당을 받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정태화 옹은 서울 종로구 4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고등학교재학시절 6·25전쟁이 터지자 그는 학도병으로 참가해 압록강까지 진격했다. 그러다 중공군에 포로로 잡혀 한 달간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고사 위기에 놓인 미군 6명을 돕기도 했다.

전후에는 국립보건원(현 질병관리본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며 40여년간 국가방역에 몸을 담았다.

퇴임한 후에도 지역 환경시민단체 상임의장, 군포 노인복지관 운영위원장, 6·25 참전유공자회 군포시 회장 등을 맡으며 지역단체 활동도 하고 있다.

정태화 옹은 “6·25전쟁이 발발한 지도 70주년이 됐다. 사랑하는 가족을 조국에 바치고 인고의 나날을 살아오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 6·25 참전유공자들은 가장 어린 사람이 85세다. 한국 9만5000명 유공자가 매년 10% 정도씩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