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는 데 특화된 두더지 머리와 앞발 본떠 개발"

 

▲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명현 교수 연구팀이 지하자원 탐사에 활용할 수 있는 두더지 로봇 '몰봇'(Mole-bot)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그 동안 지하 굴착 작업에는 유압식 장비가 사용되어 기름이나 구동에 쓰이는 마모제 등 때문에 토양 오염 우려가 제기돼왔다.

4일 이를 보도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 명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몰봇은 복잡한 장비를 하나로 합쳐 작업을 원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고, 환경 오염 문제도 없다. 지름 25㎝, 길이 84㎝ 몸체에 무게는 26㎏ 정도이며 크게 드릴링 부, 잔해 제거 부, 허리 부, 이동 부로 나뉜다. 드릴링 부는 이빨로 흙을 긁어내는 두더지 종인 '치젤 투스'(Chisel tooth mole)를 모방해 제작했다.

▲ [KAIST 제공]

 

치젤 투스는 머리를 자유자재로 돌려 몸체보다 큰 굴착공을 만드는데, 이 같은 특성을 모방한 드릴비트는 넓은 공간을 확보하며 굴착이 가능하다.

 

잔해 제거 부는 크고 강력한 앞발로 잔해를 제거하는 두더지 종인 '휴머럴 로테이션'(Humeral rotation mole)의 어깨 구조를 모사해 설계됐다.

휴머럴 로테이션은 견갑골(어깨뼈)의 직선 운동을 통해 강력한 회전력을 만드는데, 이 같은 작동 원리를 본떠 잔해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 [KAIST 제공]

 

허리 부 역시 두더지처럼 360도로 자유롭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몰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지하 환경은 암석과 흙으로 덮여 있어 무선통신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 로봇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도 개발했다.

몰봇에 자기장 센서가 포함된 관성항법 센서를 탑재, 지구 자기장 데이터의 변화를 측정해 로봇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평가 결과 굴진 속도는 시속 1.46m, 방향각 추정 오차는 0.4도로 나타났다. 기존 굴착 기술보다 속도는 3배 이상, 방향각 추정 성능은 6배 이상 높은 것이다.

명현 교수는 "지하자원 무인 탐사뿐만 아니라 우주 행성 탐사를 위한 토양 채취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