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해진 인간 세상, 허물어지는 해양 생태계

2010년 조력·2020년 해상풍력 추진 논란
실효성·지속가능성 이유 들어 어민들 반대

냉각수 필요한 화전·원전 다수 해안가 따라 입지
인천에만 영흥화전·인천화력·서인천화력 등 9개소
수도권 대기오염 문제 제기때마다 언급되는 배출원

중국 다수의 해상풍력·원전 건설·운영 계획
온배수로 인한 황해 해양생태계 변화 발생 우려
▲ 인천 옹진군 영흥면 풍력발전단지. /사진제공=옹진군

인천 강화군 외포리 앞바다에는 2010년 쇠말뚝이 세워졌다. 관광객들은 갯벌에 우뚝 선 10미터짜리 말뚝을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의 쉼터쯤으로 생각했다. 사실은 어민들이 바닷물 수위 변화를 직접 측정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었다. 당시 조수간만의 차가 큰 강화도 주변에서는 밀물과 썰물을 이용한 조력발전 사업이 2개나 추진되고 있었다. 사업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며 조력발전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조수가 가장 낮은 조금 때는 터빈을 돌릴 수 없어 한 달에 3분의 1 정도는 발전할 수 없다고 확인한 어민들은 조력발전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환경단체들도 자연환경과 공동체를 파괴하면서 얻은 에너지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냈다. 결국 황해 연안에서 추진되던 인천조력, 강화조력, 가로림만조력 등 조력발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10년 전 조력발전, 지금은 해상풍력 논란

▲ 1999년 영흥화력발전소 공사 당시 현장 모습. /사진제공=옹진군
▲ 1999년 영흥화력발전소 공사 당시 현장 모습. /사진제공=옹진군

 

10년 후인 2020년, 지금은 해상풍력 발전단지 계획이 논란이다. 어민들은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에 5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태양광 발전시설 보급과 융자지원을 확대하고, 풍력과 수소발전은 개발이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국민주주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도 덕적도와 대초지도에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으로 전파영향평가, 해상교통 안전진단, 문화재 지표조사 등을 거쳐 10월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민간투자로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해 효율적 재생에너지 전환 및 신산업 창출 등 신규 고용을 확대할 것이다', '해상풍력 산업은 지역 상생발전 연계, 소재·부품·장비 등 지역경제를 견인할 것이다', '육지와 전력계통 연계로 섬 주민 에너지복지 증진 및 청정에너지 섬 조성이 가능할 것이다' 등 기대감 높은 언론보도가 넘쳐난다.

 

▲해안가에 입지한 발전소, 황해에 집중

▲ 영흥화력발전소 전경. /사진제공=옹진군
▲ 영흥화력발전소 전경. /사진제공=옹진군
▲ 충남 서천화력발전소 신축공사 현장.
▲ 충남 서천화력발전소 신축공사 현장.

발전기 터빈을 식히기 위해 발전소에는 막대한 양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원료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냉각수를 쉽게 구할 수 있어 보통 해안이나 강변에 발전소들이 위치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발전사로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는 해안가를 따라 입지한다. 임해공업도시인 인천에도 발전소들이 해안가로 늘어서 있다. 영흥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인천화력, 서인천화력, 신인천화력, 수도권매립지 매립가스를 이용한 에코에너지, 포스코에너지, 인천공항에너지, 미래엔인천에너지, 인천종합에너지 등 발전 및 열 공급원이 인천에만 9개소가 있다. 충남 당진·태안·서천·보령, 전남 영광 등 다른 황해 연안도 마찬가지다. 인천지역 9개 발전소는 인천시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64%의 비율을 차지한다.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 자료를 보면 2016년 배출원별 대기오염물질에서 질소산화물(NOx) 16%, 황산화물(SOx) 49%, PM2.5 24.7%를 에너지 산업 연소가 차지한다. 영흥화력발전소는 인천과 수도권 대기오염 문제가 논란일 때마다 언급되는 주요 배출원이다. 2018년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발전 비율은 석탄 46%, 원자력 26%, 천연가스 21%인 데 반해 신재생은 2.8%이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은 석탄 27%, 원자력 17.8%, 천연가스 27%, 신재생 12%이다.

 

▲해양생태계 악영향, 발전소 온배수

▲ 중국 황해 연안의 화력발전소.
▲ 중국 황해 연안의 화력발전소.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16년 말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2017년 3월30일 착공식을 진행했는데, 이는 중국 동북지역에서 처음으로 건설되는 발전용량 300㎿의 해상풍력발전소이다.

중국 정부는 또 2019년 황해의 해안가를 따라 해상 원자력발전소 10여 기를 시범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대로라면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소가 산둥성 앞바다에서 2021년부터 가동된다. 2030년까지는 황해와 남중국해 등에 해상 원전 20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해상 원전은 육상 원전처럼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어 다수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지진이나 해일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의 경우에는 온배수로 인한 해양생태계 변화가 부수적으로 발생한다. 한국의 서쪽, 중국의 동쪽 바다인 황해는 수심이 얕다. 육지로 둘러싸여 유입되는 오염물질이 갇혀 있는다는 특성도 있다.

최근 100년 동안 황해가 유난히 뜨거워진 이유가 연안을 따라 집중된 발전소 온배수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에서 비롯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아직은 한국보다 핵발전소 수가 적지만 현재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인 것을 감안하면 황해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온배수(Thermal effluent, 溫排水)

발전소 터빈 냉각에 사용…해양 수온 높여

 

발전소에서 발전기 터빈을 냉각하기 위해 사용됐다가 배출된 고온의 물을 온배수라고 한다.

이 온배수는 보통 주위의 수온보다 7∼9℃ 정도는 높다. 발전소가 입지하면 온배수로 주변 해역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양환경 조건이 변화해 해조류, 물고기 생태에 영향을 주게 된다.

유엔(UN) 해양법 협약에 따라 1994년 온배수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 협약에서는 해양환경 오염을 '인간에 의해 해양환경으로 유입되는 물질 또는 에너지로서 생물자원 및 해양생물에 해롭거나, 인류의 건강에 위험하거나, 어업과 합법적인 해양을 포함하는 해양활동을 저해하거나, 해수를 이용함에 있어 그 질과 쾌적함을 저하시키는 것과 같이 악영향을 유발하거나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로 정의하면서 온배수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온배수를 지역난방이나 물고기 양식 등에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 해수온도 변화로 해양환경에 문제가 발생하고, 양식장 등 수산자원에도 영향을 끼쳐 온배수는 여전히 '열오염'이다.

 


 

미세먼지(Fine dust)

폐질환 유발…발전소·자동차 주 발생원

 

미세먼지는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로 호흡 과정에서 폐로 들어가 폐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폐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이다.

경이 10㎛ 이하인 것은 PM10, 직경이 2.5㎛ 보다 작은 것은 PM2.5이라고 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PM2.5를 발암물질(Group 1)로 지정했다.

미세먼지는 상대적으로 표면적이 넓어 유해물질·세포와의 반응성이 높으며, 상피세포 조직을 쉽게 통과해 인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해한 미세먼지는 연소와 고온 공정, 대기 반응 등 주로 인위적·화학적 공정에 의해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되는 입자 형태의 대기오염물질로는 연소와 합성과정의 먼지뿐 아니라 매연, 검댕이 있다. 카드뮴과 크롬, 수은, 납을 비롯한 중금속과 석면, 바다듐,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도 포함된다. 화석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발전소, 자동차, 보일러 등이 주요 발생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