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최초 감염 목사 역학조사 결과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점 찾지 못해
다른 감염원 무게 두고 조사범위 확대
▲ 인천지역에서 종교 소모임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일 인천 미추홀구(왼쪽)와 부평구의 교회(오른쪽)가 폐쇄 돼있다. 인천시는 “4234개 전체 종교시설에 대해 '집합 제한' 명령”을 내렸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부평구 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하룻밤 사이에 20명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들은 사흘간 반복적으로 모임을 열면서도 마스크 착용과 같은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이 최초 감염 경로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천 방역 전선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31일부터 이틀간 부평구 목사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24명이 추가되면서 전체 확진자 수는 234명(오후 7시 기준)으로 늘어났다고 1일 밝혔다.

이들 확진자는 부평구에 있는 개척교회 목사 A(57)씨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교회 3곳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가졌다. 1차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가 참석한 모임에서는 마스크 착용, 일정한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A씨의 가족을 비롯한 밀접 접촉자 수는 30명으로 파악됐는데 이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 수는 23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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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A씨의 이전 행적에서 코로나19 기존 확진자와 겹치는 동선이 없다는 사실이다. 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찾기 위해 5월 10일부터 30일까지 A씨의 이동 동선까지 범위를 넓혀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통해 추적하고 있으나 별다른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집단감염의 경로가 미궁에 빠진 것이다.

여기에 A씨를 포함해 이날까지 확진된 24명 가운데 70%에 가까운 16명이 무증상이었던 걸로 나타나면서 시는 A씨가 아닌 다른 감염원에 무게를 두고 추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방역 당국 지침에 따르면 증상이 처음 나타난 날을 기준으로 이틀 전까지 이동 동선을 추적하는 게 일반적이나, 무증상자처럼 불명확할 경우에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역학조사 범위를 넓히게 된다.

하지만 계양구 부동산, 쿠팡 물류센터 등과 같이 집단감염 사태에서 최초 감염원 파악에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시는 무작위로 연쇄감염이 벌어지는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내놨다. 김혜경 시 보건정책과장은 “지역사회에서 파악하지 못한 조용한 전파자가 상존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확진자의 접촉자 등을 최대한 빠르게 파악해가며 바이러스 감염 차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