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 의자 다닥다닥, 문 닫고 예배 볼 때 많아

“아무도 없어요.”

1일 오후 3시 인천 동구 한 소규모 교회. 지하에 예배당이 위치한 이 교회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똑똑 문을 두들겨 보니 안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문 너머로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성은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 돌아가라”고 말했다. 이 교회뿐 아니라 인근 소규모 교회들도 문이 굳게 잠긴 상태였다.

인천지역에서 개척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소규모 교회들이 집단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소규모 교회 관련 확진자는 23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미추홀구 한 교회에서 열린 개척교회 모임을 통해 집단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형 교회는 예배 등 공식 일정 때 방역수칙을 지켜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는 일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소규모 교회는 교인 수가 적다 보니 방역수칙이 느슨해지면서 추가 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방역당국이 실시하는 현장 점검에 응하지 않는 소규모 교회도 더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등 지자체가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교회의 경우 문이 닫혀 있어 점검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찾은 동구지역 소규모 교회 4군데 중 한 군데만 문을 열어둔 상태였다.

열어둔 한 군데도 좁은 공간에 예배 의자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감염에 취약해 보였다. 구에서 배부한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이 감염병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예방 수단이었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갔을 때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소규모 교회들은 교인 수가 적다 보니 문을 잠가 두고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많다. 상가 임대차 계약을 맺은 교회 중에는 간판을 달지 않는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