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전화기로 악성 민원 해결 등
갑질해소 주민 의기투합 큰 울림


“배려해야 합니다. 혼자가 아니고, 많은 사람이 모여서 사는 곳이니까요.” 경비원 등 노동자가 마주한 '갑질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민들이 의기투합하고 나선 김포시 장기동 A아파트의 사연은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무려 4년여 지속하고 발전하기까지 한 이들의 움직임은 하창훈(43·사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강조하는 한 가지 절실함 때문에 이뤄졌다.

하 회장은 31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이제는 상생하려는 주민들이 다수지만, 그렇지 않은 소수도 존재한다”며 “공동주택에서의 '룰'은 그래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민과 단지 내 노동자들이 겪는 갈등에는 반드시 해결 형태의 시스템이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실제 2017년 도입한 '녹음 전화기'만 해도 수많은 악성 민원을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하 회장은 “사람 대 사람이라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방치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돌아가신 서울 경비원 분의 사례처럼 노동자들이 갑질로 상처 입는 일이 아주 옛날부터 이어졌는데, 작은 시스템만 있었어도 막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교통부나 지자체 어디도 단지 내 갈등에 개입할 근거가 없는 현실이라면, 주민들이 직접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며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아파트가 되도록 도와준 우리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