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주차장 자리에 보행로 설치하라”
▲ 서림초등학교 정문에 위치한 노상주차장의 모습.


인천 동구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정·후문에서 운영되던 노상주차장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듣고 노상주차장 자리에 보행로를 설치해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구는 어린이 사고 방지를 위해 이달 중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운영되던 노상주차장을 폐지하고 황색실선을 그려 주정차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당초 도로교통법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주 통학로에는 노상주차장을 운영할 수 없다. 현재 동구에는 서흥·서림·영화초 인근에서 불법 노상주차장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서림초 노상주차장이 있는 도로엔 제대로 된 보행로가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무방비 상태로 차와 뒤섞여 도로 위를 걷고 있기 때문에 위험천만한 상황이 그려지곤 한다는 게 학부모들 주장이다.

서림초 학부모인 이모(41)씨는 “아이들 안전을 위해 노상주차장을 없앤다고 하는데 실선만 그린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안전한 통학로가 될지 의문”이라며 “정말로 아이들을 위한다면 실선이 아니라 보도블록을 놓아서 도로와 보행로를 구분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했다.

인근 상인들도 학부모들과 함께 안전을 위한 보행로 설치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홍성기(34)씨는 “평상시에도 차들이 많이 다니다 보니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곳 사정에 맞게 실선을 긋는 게 아니라 보행로를 설치해 안전하게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는 보행로 설치를 위해선 기존에 있던 하수구 등을 이전하는 등 대대적으로 공사를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보행로 부분에 대해서 건의를 해왔기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보행로를 만들기 위해선 기존에 있던 하수구를 이전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하수관도 공사해야 한다. 일단 주차선 삭제와 실선 긋기를 하고 보행로를 어떻게 할지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