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사람이 챙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25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역임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겨냥, "사리사욕을 채워서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갔다"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연 2차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이 최근 1차 기자 회견 후 본인을 찾아온 것과 관련, 눈물을 왈칵 쏟았는데 이를 두고 용서했다고 하는 기사는 너무 황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사람은 자기 맘대로 뭐든지 하고 싶으면 하고 팽개치고 하는데, 어떻게 30년을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팽개쳤다"고 말했다.

또 수요집회와 관련해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분들이 그 데모에 나오시는데 그분들에게도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며 "이래놓고 사리사욕 채워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고 저는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마와 관련) 저한테 얘기도 없었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니까 제가 무엇을 용서를 더 하느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특히 "만가지를 속이고 이용하고…제가 말은 다 못한다"며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사람(되놈)이 챙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용수(92) 할머니는 "내가 왜 위안부이고 성노예냐"며 "(정대협 측에) 그 더러운 성노예 소리를 왜 하냐고 하니까 미국 사람 들으라고, 미국이 겁내라고…이렇게 팔아가며 무엇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성 쉼터라는 곳도 보니까, 쉼터를 화려하게 지어놨고 윤미향 대표의 아버님이 사셨다고 하더라"며 "그것은 다 검찰 쪽에서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들이 이 죄를 모르고 아직도 큰소리치고 있다"며 "이후에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억울하고 누명 쓴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은 우리 학생들뿐이다"고 밝혔다.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 문제와 관련해 두 번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또 이 할머니는 "일본은 천년이 가고 만년이 가도 위안부 문제에 사죄하고 배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에 친하게 지내면서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끝까지 당하고 있는 제가 너무 부끄럽다. 하늘나라에 가서 (위안부)할머니들에게 '내가 이렇게 해결하고 왔다'며 언니 동생들에게 용서를 빌려고 한다"고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여자이기 때문에 위안부라는 누명도 쓴 것"이라면서 "세계 여성분들에게 피해를 끼쳐드렸다고 생각하면 부끄럽고 미안하다. 여성이라는 두 글자가 너무 미안하다"라고도 했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과 최근 정의연 관련 의혹과 관련해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그동안 바보같이 이용당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절규 맺힌 외침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에 참석, '정의기억연대 의혹'을 폭로한 이 할머니의 두번째 기자회견을 거론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오죽 답답했으면 구순 넘은 연세에 이렇게까지 울분을 토하면서 마이크를 잡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손 놓고 있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통합당은 철저히 피해자 입장에서 피해자 중심으로 모든 의혹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 추진까지 폭넓게 검토하는 등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생중계 시청률이 10%를 넘어서며 전국민적 관심을 증명했다.

25일 실시간 시청률 조사회사 ATAM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8분부터 3시 23분까지 MBC TV, SBS TV, JTBC, TV조선, 채널A, YTN, 연합뉴스TV 7개사가 생중계한 이 할머니 2차 회견 생중계 시청률 합은 10.69%를 기록했다.

ATAM은 서울 수도권 700가구를 대상으로 시청률을 집계한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