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센터' 설립 첫 '신호탄'
정책·사업 개발·환경개선 역점
지킴이 '리터러시' 14명 활동 중
안전망 구축 제도권 역할 주문도
▲ 군포시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소년노동 인권지킴이 ‘리터러시’는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현황을 알리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할 수 있는 동아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리터러시 1기 14명이 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군포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

“군포지역 청소년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으며 노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군포시가 앞장서겠습니다.” 경기도 내 최초로 지난해 7월 문을 연 '군포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의 설립 취지를 한대희 군포시장은 당시 이렇게 언급했다.

한 시장은 “지역 청소년들의 노동 실태와 인권의식 정보를 바탕으로 청소년 노동인권 옹호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과 사업을 개발하겠다”며 운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군포시청소년노동인권센터는 청소년 대상 노동인권 교육 및 상담, 실태 조사 등을 목적으로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는 2016년 청소년 노동인권콘퍼런스를 시작으로 군포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어 전남 청소년 노동인권센터 벤치마킹 등을 통해 노동현장에서 가해지는 착취와 인권침해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등 치밀하고 세부적인 준비과정을 거쳤다.

시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공모과정을 거쳐 사회적 협동조합인 '인생나자작업장'에 위탁운영을 맡겼다. 센터는 지난해 군포로 578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를 선언하고 현판식과 함께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손윤경 센터장과 1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6명의 시민 활동가들이 돕고 있다. 또 노동 지킴이로 불리는 14명의 청소년활동가도 영역별 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손 센터장은 “일하는 청소년들이 알아야 할 노동권에 대한 홍보물인 '청소년 일할 권리 셀프체크'와 청소년고용사업주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담은 '청소년고용사업장 셀프체크' 제작에 공을 들였다”며 이를 역점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센터를 운영하기 전 노동인권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만났는데, 사회경험이 적은 청소년들이 자기 스스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 때문에 손 센터장은 “청소년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주도 청소년을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청소년 노동권 보장과 인격적인 존중 등을 안내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사업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그는 '청소년 노동환경 개선 캠페인'을 역점사업으로 추가했다.

센터는 청소년들이 노동현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을 때, 직접 신고하거나 진정서를 제출하기보다는 어떤 사업장인지 파악하고 그 사업장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보호와 존중을 요청하면서 노무 관련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이런 활동이 청소년고용사업주에게 지켜보고 있는 눈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일하는 청소년들과 사업장 모두에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센터는 지역 내 학교 또는 청소년 시설 및 단체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노동인권 교육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 조사 및 청소년 행복일 터 발굴(협약), 사업장 환경 개선 캠페인, 청소년 고용 사업장 방문교육, 노동인권 놀이 개발, 청소년 노동인권 활동가 및 강사 학습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인권과 관련해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해 상담전용 전화 및 카카오톡 채널과 페이스북 등 청소년들과 친숙한 SNS 소통채널을 개설해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 청소년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청소년 행복일 터 발굴' 사업의 지속적인 진행과 함께 청소년노동 인권에 대한 의식과 내용을 알릴 수 있는 'UCC 공모전'도 진행한다.

그는 앞으로 노동인권 교육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청소년 유니언과 함께 배달노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 조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손 센터장은 “청소년들은 노동현장에서 누가 봐도 약자의 위치에 있는 만큼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힘들기에 사회의 어른들이 법과 제도로서 몸도 마음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해 주는 역할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제도권에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들도 시민으로서 동등한 존재로 인식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나아가 “청소년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