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이탈 의정부 20대에 바뀐 감염병 관리법 첫 적용
검찰 "국민 불안감 조성"…재판부에 법정 최고형 요청

 

▲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한 국내 첫 선고 재판이 26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다.

개정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관리법)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최고형이 '벌금 300만원'에서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으로 늘었다.

24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김모(27)씨는 지난달 초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당시 그가 퇴원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격리 해제를 이틀 앞둔 지난달 14일 집을 무단이탈해 잠적했다가 같은 달 16일 오전 잠시 켠 휴대전화의 신호가 경찰에 포착돼 검거됐다. 집을 나온 김씨는 공원에서 노숙하고 사우나와 편의점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의정부시는 김씨를 양주시 임시 보호시설에 격리한 뒤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김씨는 같은 날 또다시 무단이탈, 1시간 만에 인근 야산에서 붙잡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여서 김씨의 잠적에 보건당국은 긴장했다. 김씨를 찾는 데 두 개 경찰서와 의정부시에서 20여명이 동원됐다.

김씨를 발견한 뒤에도 감염 여부를 몰라 함부로 접근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오랜 자가격리로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다행히 코로나19는 음성 판정됐다.

김씨는 구속돼 지난달 27일 감염병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2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김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씨를 기소하면서 "코로나19 격리 대상자의 무단이탈로 국민 불안감과 방역체계 혼란 등을 방지할 필요가 있어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자가격리 기간 무단이탈했다가 구속된 전국 두 번째 사례다.

첫 구속은 서울 송파구에서 나왔다.

미국에서 입국한 A(68)씨는 지난달 14일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이틀간 사우나와 음식점 등을 돌아다닌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서울동부지법에서 지난 19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6개월 구형했다. A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김씨보다 늦은 다음 달 16일 열린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는 자가격리를 위반한 서울 50대 여성과 대전 40대 여성이 1심에서 최고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감염병 관리법 상 처벌이 지난달 5일부터 대폭 강화됐다. 최고형이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을 상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