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목사 배출되지 않도록 온 힘"…法, 한기총 회장 직무대행 선임 절차 돌입

 

▲ 한기총정상화를위한비대위 서기 김정환 목사(가운데)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전광훈 목사 측 한기총 직원들이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현장을 떠나 입구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2020.5.21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한기총 파행으로 상처 입은 국민 여러분과 기독교인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전광훈 대표회장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한 법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기총 비대위 부위원장 김정환 목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한기총 사무실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기총 사태를 계기로 한기총이 다시 거듭나는 계기로 삼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등 신성모독에 이른 전씨에 대해 한기총 소속 목회자로서 하나님과 국민, 기독교인들에게 통곡하는 심정으로 회개의 마음을 전한다"며 "한기총에서 더는 정치 목사가 배출되지 않도록 힘쓸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기총 비대위는 국민과 이웃의 화합을 위해 힘쓸 것과 보수와 진보의 갈등, 지역 갈등, 양극화에 반목하지 않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국민을 섬겨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기총 비대위는 전임 한기총 회장인 엄기호 목사를 위원장으로 김정환 목사, 김윤수 목사 등이 중심이 돼 꾸려진 단체다. 작년 전 목사를 한기총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전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집행 정지 이후 한기총 내부적으로 꾸린 비대위와는 다른 곳이다.

엄 목사도 회견에 앞서 "한기총은 명실공히 빛과 소금의 직분을 갖고 정부 대화 채널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일해 왔지만, 요즘에는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아픔과 괴로움을 주는 물의 단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기총은 맹목적인 정치집단으로 보이거나 막말로 아픔을 줘서는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17일 김 목사 등이 전씨를 상대로 제기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올해 1월 30일 열린 한기총 총회에서 전씨를 대표회장으로 재선출한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관련 본안 소송 확정판결이 있을 때까지 전씨의 회장 직무 집행을 정지하도록 했다.

법원은 김 목사 등이 제기한 한기총 회장 직무대행 선임 절차에도 들어갔다. 내주 초까지 김 목사 측과 전 목사 측에 직무대행 후보를 추천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양측이 제출한 후보 중 적합한 인물이 없을 경우 직권으로 직무대행을 선임하게 된다. 이럴 경우 목사가 아닌 변호사 출신이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기총 직무대행으로 와 차기 회장 선거 등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혁신기자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