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송산그린시티 일대에 심어진 묘목이 다른 신도시와 달리 황량한 형태로 조성되면서 불거진 일명 ‘싸구려 조경’ 논란을 놓고 주민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책임자인 한국수자원공사 측의 해결이 묘연하다는 등의 이유로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주민들도 속속 나왔다. 화성시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직접 조사에 나섰다.<인천일보 5월20일자 1면>

20일 송산그린시티 아파트 입주자 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일부 주민들을 중심으로 시에 연속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묘목 조경 정상화 촉구’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민들이 나서게 된 요지는 “나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준공단계에 접어든 송산그린시티는 ‘친환경’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정작 심어진 묘목의 상태는 열악한 것으로 소문났다.

입주가 시작된 2018년부터 공원과 녹지 전반에 걸쳐 주민들로부터 식재 간격·밀도, 나무 규격·품종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가운데 특히 수변 산책로가 가장 문제시됐다.

실제 현장을 보면, 광활한 땅에 근원직경(R) 10㎝ 미만 묘목이 듬성듬성 심어진 분위기를 보인다. 간격은 많게 8m 가까이 벌어져 있어 사람 시야에 ‘황량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조경 업계에서는 신도시 묘목의 경우 향후 5년 안에 뿌리를 내리고, 10년 안팎으로 풍성한 모양을 잡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송산그린시티 현 상태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도내 한 나무병원 관계자는 “나무는 심은 뒤 죽고 살고를 가늠하는 것이 5년인데, 송산은 보아하니 중도 고사의 위험성이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너무 작은 것이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는 완충녹지에 25~35㎝ 사이 중대목이, 공원에 굵은 토종소나무(적송)이 주로 돼 있다. 반면 송산그린시티 중대목은 최대 20㎝이고, 그나마도 동탄 대비 약 25%다.

전체 녹지에 심어진 2900여 그루 소나무 가운데 해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90%다. 일부 주민들은 수자원공사의 원가절감이 부른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아직 입주가 완성되지 않아 조용할 뿐이지, 친환경 신도시 같지도 않은 조경 때문에 불만이 팽배하다”며 “수자원공사는 돈을 아껴놓고 뻔뻔하게 일관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요구로 업계가 한 차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구간은 타 신도시 대비 3~4배, B구간은 5~10배, C구간은 3배 정도의 저렴한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에는 일례로 보통 신도시가 근원직경 20~30㎝를 식재하는 공간에 송산그린시티는 8~10㎝ 정도를 식재했다는 가정이 적용됐다.

한 구간의 경우 잔디를 직접 심지 않고, 잔디 씨를 뿌리는 씨딩(Seeding) 작업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이 방식은 비용을 절약하지만, 관리가 없으면 잡초와 섞여 미관이 떨어진다.

화성시는 주민들의 실태 파악 및 대책을 모색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지만, 정작 수자원공사는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최근 화성시 녹지담당 쪽으로 접수된 민원만 14건이고, 공원 등 다른 분야를 합하면 더욱 많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지속해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 확실히 인지했고, 현장 조사를 거쳐 규격이나 밀도를 상향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다만 수자원공사와 협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주민들이 타 신도시와 비교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건의를 받아 추가로 식재한 바 있고 규모가 다른 사업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추후 나무가 자라고 조경이 완성되는데 문제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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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송산신도시'의 싸구려 조경…“황량한 사막 같아요” “황량한 사막 같은데 자연 신도시라니 약간 황당하죠.”'친환경 복합신도시'를 자랑한 송산그린시티가 정작 주변 환경은 '싸구려'로 조성됐다는 논란이 수년째 식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들의 눈에서 심어진 묘목이 영 형편없게 보여서다.18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송산그린시티는 송산면, 남양읍 일원 5586만㎡ 시화호 간척지에 16만 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구간별 공사가 이르면 오는 10월 완성될 전망이다. 지금껏 송산그린시티의 강점은 무엇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공원·녹지비율이 전체 면적 중 약 50 송산그린시티 조경 '하자' 난감하네 화성 송산그린시티의 묘목 조경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면서 시의 대책마련이 분주해졌다. 하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주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인천일보 5월19·21일자 1면>21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송산그린시티 동측지구 수변산책로 등에 심어진 나무가 밀도·규격 면에서 하자가 있다는 민원을 접수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시는 조사 결과, 주민들의 민원이 일부 합당한 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최대한 행정적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책임자인 한국수자원공사에 방안을 주문하고 있다.다만 바람이 많이 부는 지형적 특성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