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지럼증 원인질환 분포.

 

▲ 김지수 교수.

 

국내 연구진이 어지럼증의 원인질환을 규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효정 연구중점 교수)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어지럼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2만1166명을 대상으로 원인 질환과 나이, 성별 등 인구학적 특성에 대한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질환은 이석증이라고 부르는 양성돌발체위현훈(24.2%)이었으며, 심리 어지럼(20.8%),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에 의한 어지럼(12.9%), 편두통성 어지럼(10.2%), 메니에르병(7.2%), 전정신경염(5.4%)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양성돌발체위현훈과 심리 어지럼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장 주요 원인질환임을 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인질환을 연령별로 보다 세부적으로 비교해보았을 때는 차이가 있었다.

50대 이상이 어지럼증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19세 미만에서는 편두통성 어지럼(35%)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양성돌발체위현훈(28.2%)이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19~64세 사이 성인에게서는 심리 어지럼(26.3%)이 가장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또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 배가량 어지럼증이 더 많이 발생했다.

양성돌발체위현훈, 심리적 어지럼,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증 모두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났고, 편두통성 어지럼의 경우에는 무려 81%의 환자가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통계청 인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30여년 후의 어지럼증 환자 수를 추정했다.

2019년 기준 200여만 명의 어지럼증 환자가 2050년에는 40% 이상 증가해 289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6057명의 어지럼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지수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고령화가 매우 가파른 추세로 진행되면서 노인 어지럼증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사회적 제도 및 의료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