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태원 클럽발 감염 시작 후
검사 안내 문자 발송시점 제각각

확진자 부천 나이트클럽 왔는데
인접한 인천시 '나 몰라라' 무대응

3개 시·도 공동협의회 '개점휴업'

수도권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있어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취약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 사태 초기 인천·경기·서울이 감염 확산에 제각각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감염병 공동대응체계가 여전히 엉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 사례는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뒤, 클럽 방문자에서 지역별 밀접 접촉자 중심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인천에선 이달 2~3일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학원강사 A(25)씨로 인해 지금까지 2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A씨는 지난 8일 인천시로부터 '이태원 업소 코로나19 확진 관련 방문자는 보건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 달라'는 재난문자를 받고 같은 날 오후 6시22분쯤 미추홀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그러나 취재 결과,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의 재난문자 발송 시점 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서울시는 7일 오후 8시30분에, 경기도는 8일 오전 9시58분에, 인천시는 같은 날 오전 10시40분에 각각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와 인천시 간 문자 발송 시점은 무려 14시간이나 차이가 난다.

이들 광역지자체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처음 나왔을 때 불특정 이태원 방문 이력자들을 상대로 제때 검사 안내 문자를 보내지 않은데다, 공동 대응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히려 집단 감염의 발원지 이태원 K클럽이 6일 오후 11시30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보건소로부터 확진자의 이태원 동선에 클럽이 포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확진자 방문 사실을 공지하는 등 이들 지자체보다 한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이달 1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베트남 국적 30대 확진자가 9일 인천과 맞닿은 경기도 부천 한 나이트클럽에 40여분가량 머문 사실이 알려져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는데도 인천시는 현재까지 관련 검사 안내 문자를 발송하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감염 사례가 나와도 다른 지역 확진자라면 우리와 상관없다는 안일한 인식 탓이다.

특히 인천·경기·서울은 수도권 감염병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2017년 3월부터 수도권 감염병 공동협의회를 운영해왔으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협의회를 활용해 공동 대응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일보 2월25일자 1면>

시 관계자는 “이태원발 첫 확진자가 6일 처음 나왔을 때 감염 경로가 서울이다 보니 서울시에서 집중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인천에서도 이태원 방문 이력이 있는 확진자가 발생해 검사 안내 문자를 보낸 것이다. 공동 대응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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