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10시 인천 남동구 고잔습지 모습.

불법으로 매립된 인천 남동구 고잔습지가 4년 만에 복구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지난주부터 고잔습지 원상복구를 위해 불법으로 매립된 곳의 흙을 파내고 토양 상태를 확인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토양에 문제가 없을 경우 매립된 흙을 반출할 계획이다.

고잔습지는 남동구 논현동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요금소 인근 갯벌로 2016년 300㎡ 규모의 일부 면적이 불법으로 매립됐다. 당시 구는 불법 매립을 확인하고 '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매립자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일대 적치물 등에 대해서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복구되지 않고 있었다.

방치된 갯벌은 육지화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가 발생해 2차 환경 문제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매립 면허를 내주는 인천시가 고잔습지 원상복구에 나섰다. 이 지역은 람사르습지인 송도 갯벌 인근으로 인천에 얼마 남지 않은 연안 습지다. 알락꼬리마도요,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종이자 보호해양생물이 찾아오는 곳이다.

문제는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고잔습지가 습지 기능을 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고잔습지의 생태적 기능을 되찾기 위해선 해수 통로 확장과 인근 습지와 연결 작업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환경단체 설명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고잡습지의 상당 부분이 육지화된 상태로 완전히 복구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앞으로 잘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해수 통로를 확장하거나 인근 지역 연안 습지와 연결성 확보 등이 복원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고잔습지를 원상복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며 “사후 관리는 공유수면 관리를 담당하는 남동구와 협조 하에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