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자연번식으로 증가 추정

“떠돌이 개들 때문에 저녁이 되면 밖으로 나가기 무서워요.”

섬으로 이뤄진 인천 옹진군이 유기견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군은 유기견들을 구조해 시내권 유기동물보호소로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섬 곳곳에서 떠돌이 개들이 출몰하고 있어 주민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옹진군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유기견 91마리를 구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중 백령도가 84마리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7마리는 영흥도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미처 구조되지 못한 유기견들이 몰려다니면서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백령도에선 유기견들이 주로 초·중학교 주변에 출몰해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백령도 주민 허모(49)씨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유기견들을 마주친 아이들이 무서워서 울거나 엎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며 “사람들이 반려견과 함께 섬에서 살다가 육지로 나가면서 버리는 탓에 유기견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유기견들은 민간인 통제구역인 백령도 군부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군은 자연 번식으로 개체 수가 늘면서 유기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동 범위가 한정된 섬 특성상 유기견들이 번식하면 갈 곳이 없어 개체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유기견 구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영흥도 주민들은 처음 보는 개들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주민 커뮤니티 방에 글을 올리고 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유기견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글이 게시되고 있다.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놀러 와 잃어버리거나 유기를 하면서 유기견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커뮤니티 운영자인 김현기씨는 “관광을 하러 왔다가 반려견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수도권과 가깝고 섬이라는 특성상 한적하다 보니 개들을 유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반려견과 함께 놀러 오는 것은 좋으나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인들이 신경 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