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학원 학생·접촉자 몰려
일부, 조치 늦은 학원에 불만 드러내

“우리 아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을지 누가 알았겠어요.”

13일 오전 9시30분 인천 미추홀구청 운동장. 푸른 잔디 위에 도보이동형 이른바 '워킹스루'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마련됐다. 하얀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은 진료소를 찾은 주민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운동장 계단에는 검사를 기다리는 학생들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시민들은 옆 사람과 간격 유지가 힘들기도 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인천에서는 2·3차 감염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추홀구가 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주민들 대상으로 검사에 돌입했다. 인천에서 처음 도입한 워킹스루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 강사 A(25)씨는 양성 판정을 받은 뒤에도 미추홀구의 한 보습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교회 등을 방문했다. 모두 미추홀구에 있는 곳으로 두 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총 738명으로 확인됐다.

이날 선별진료소를 찾은 사람들은 순서대로 문진표 작성, 체온 측정, 검체채취 등을 거쳐 검사를 받았다. 한 사람 당 검사 시간은 약 4분이다.

운동장 밖에선 학생들과 함께 온 학부모들이 아이의 검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학부모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운동장 계단에 앉아있는 아이들을 바라봐야 했다. 특히 이날 A씨가 일을 한 보습학원에 다녔던 많은 10대 학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자녀의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동행한 학부모 B씨는 “새벽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문자를 받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며 “선별진료소에 와서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제발 아이들에게 아무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가 일한 보습학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원 강사의 양성 판정을 확인했다면 바로 학부모들에게 사실을 알려 아이들이 학원에 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C씨는 “학원 강사가 확진 판정을 지난 9일에 받았고, 그땐 토요일이었다”며 “다음날인 일요일에 부모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주중부터 학원을 못 나오게 해야 했는데 아이가 월요일에 학원에 가서 이 사실을 듣고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미추홀구가 설치한 워킹스루엔 구청 직원 40여명 외에도 인천의료원 의사 2명, 간호사 10명이 투입됐다. 구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자로 통보할 방침이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