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지붕 보수공사 등 정비사업 착수
생활공간 형성 기록 등 학술적 가치 높아
▲ 여주시가 장흥리 변씨 고택 모습. /사진제공=여주시

여주시는 금사면 장흥리 마을에 있는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85호로 지정된 '변씨고택'을 정비한다.

시는 최근 경기도 예산 지원으로 변씨 고택 기본정비계획 용역에 착수했으며 보수가 시급한 사랑채 지붕보수공사 실시설계를 추진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이 고택은 황창부위(黃昌副尉) 변광보(邊光輔)와 경순군주(慶順郡主)의 합장묘를 위한 묘막으로 조성된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후손이 한양에 이거해 살면서 종손들이 대대로 사는 건물이다.

황창부위 변광보(1644~1662)는 황주(黃州) 변씨(邊氏)로 1644년 금산군수 변명익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소현세자(昭顯世子)의 셋째딸 경순군주와 혼인해 부위가 됐다. 경순군주(1643~1697)는 소현세자와 민회빈 강씨 사이에서 셋째 딸로 태어났으며, 13세 때 변광보와 혼인했다.

'승정원일기' 숙종 12년(1686년) 7월20일 기사에는 양주에 있던 변광보의 묘를 여주로 천장할 때 나라에서 제청(祭廳) 5칸 집을 조성하는 값을 마련해 주고, 석물 옮기는 일을 명한 기록이 있다. 현재 변씨 고택은 이때 건립된 제청 터에 조성된 건물로 추정된다. 가옥이 위치한 집터 역시 이때 하사받은 사패지다.

변씨 고택은 크게 안채 영역과 사랑채 영역, 문간채 영역, 사당 일곽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도의 일반적인 주택들이 ㄱ자형 사랑채와 ㄴ자형 안채가 마주 보면서 튼 ㅁ자를 구성하는 배치를 하지만, 변씨 고택의 경우 ㄷ자형 안채에 중문간채가 마주한 배치를 하고 있다. 또 사랑채는 서편에 별도의 영역을 형성하고 있으며 문간채가 서남쪽으로 비스듬하게 자리하고 있다. 사당은 북쪽 높은 언덕에 건립돼 있다.

정정남 경기대 교수는 “변씨 고택은 현재 변형이 심하며 관리 상태가 좋지 않지만 한양으로부터 내려온 후손들이 묘를 지키는 제청을 중심으로, 생활공간을 형성해온 과정이 각종 기록과 경순군주의 언문단자로 남아 있어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며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주택의 변화를 끌어낸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과 사당을 건립하면서 제청이 사랑채라는 생활공간으로 변형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여주=홍성용 기자 syh22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