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공단 83억 썼지만 업체당 1억 꼴로 찔끔
주물업체 폐석면, 생산녹지 사업장 손 못 대
지방 정부 지원 없는 자체 환경정비사업 한계

인천 서부산업단지관리공단은 2018년 6월부터 제1차 환경개선 공동사업에 나섰다. 그 전년도 서부 산단과 접한 청라 경제자유구역 입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300여 건으로 폭증하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관리공단은 청라 1~3동 아파트 입주자 대표, 검암·경서 주민자차위원장, 자연과 사람 등 시민단체와 ‘환경 지킴이’를 구성했다. 자산으로 갖고 있던 땅을 팔아 현금 100억 원도 마련했다.

2002년 공장 터 3.3㎡당 1만5천 원을 회비로 낸 정회원사 95곳 중 신청한 83개 업체를 대상으로 업체당 1억 원 안에서 환경개선사업 계획을 세웠다.

인천상공회의소 자문을 얻고, 대한건설협회인천시회 추천을 받아 5개 구역으로 나눠 시공사를 선정한 뒤 1년 3개월에 걸쳐 공장 건물의 지붕과 벽체, 담장을 개·보수했다.

▲ 인천서부산언단지관리공단의 제1차 환경개선공동사업으로 벽체를 개보수한 사업장의 모습.

 

여유 자금으로 전기와 소방시설, 하수관을 개선하고, 인천시 지원(1억5천만 원)을 합쳐 3억 원으로 담장과 벽체에 그림과 색깔 입히기를 했다.

 

관리공단의 환경개선 공동사업에 자극을 받은 준 회원사 경인환경에너지㈜는 자비 17억5500만원을 투입해 지난해 12월 대기오염 방지설비 등을 개선했다.

관리공단의 환경개선사업은 사실 반쪽짜리도 안 된다. 서부 산단 입주업체(320곳)의 26%만 환경을 개선했다.

서부 산단 전체 면적(93만9000㎡)의 28.6%를 차지하는 주물단지 업체(준 회원사)는 손도 못 댔다. 서구 조사결과 주물업체의 슬레이트 지붕과 벽체는 8만755㎡로 철거와 처리비만 해도 17억 원 정도다.

서구 산단은 아니지만 산단과 붙은 생산녹지(18만8000㎡) 내 산업시설도 뾰족한 관리대책이 없다. 이곳에는 자동차·농기계수리업, 고물상, 목재·철강 물류창고업 등 49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생산녹지 산업시설 중 점오염원으로 특정할 수 있는 대기오염 배출업소가 딱히 없지만 화물트럭의 진·출입과 사업장에서 나온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서부산단과 인접한 생산녹지 내 사업체에서 나온 쓰레기가 길가에 쌓여있다.

 

관리공단과 환경 지킴이는 올해 제2차 환경개선 중점사업으로 폐업한 주물공장 슬레이트 철거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산단 내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출입구 아스콘 포장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같은 환경개선사업은 시나 서구 등 자치단체의 지원 없이는 실현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환경 지킴이 정형규 간사는 “관리공단과 업체가 환경개선사업을 전부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남동과 주안 산단 구조고도화처럼 지방 정부 지원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