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새 의료체계'
전국 1000여곳 설치운영 계획

독감 등 '확진' 연관 낮은 질환
민관군 협력 진료시설 확보
공공·의료기관 활용 두 유형
선별진료소 업무경감 효과도
▲ 하남시신장도서관 1층에 운영 중인 '하남형 호흡기 감염클리닉'. /사진제공=하남시

하남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 중인 '하남형 호흡기 감염클리닉'이 전국 모델로 거듭난다. 호흡기 감염클리닉은 민간 의료기관 진료가 어려운 호흡기 질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민·관·군 협력 진료시설이다.

지역 내 민간 의료기관 원장, 군 의료인력, 하남시보건소 의사 등이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 클리닉은 기침, 발열 등의 증상으로 병원 진료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하기 모호한, 즉 확진 환자와 역학적인 관련성이 적은 호흡기 질환자의 진료를 위한 곳이다.

◇정부 '호흡기 전담클리닉' 지정·운영… '하남형 호흡기 감염클리닉'이 롤모델

정부는 지난 4일 코로나19의 2차 유행과 장기화에 대비해 호흡기와 발열 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진료시스템 '호흡기 전담클리닉'을 지정·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남형 호흡기 감염클리닉(도서관 활용)을 모델로 설명했다.

호흡기 전담클리닉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새로운 의료체계로 추진하는 정책의 하나다.

정부는 호흡기 전담클리닉을 전국에 1000여개 설치·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남형 호흡기 감염클리닉처럼 도서관, 보건소 등 공공기관을 활용한 개방형 클리닉 500여 곳, 독립된 공간의 병원 등 의료기관 클리닉 500여 곳 등 두 가지 유형이다.

모두 하남시의 민·관·군 협력 의료시스템인 하남형 호흡기 감염클리닉이 밑바탕이 됐다.

◇하남시 '호흡기 감염클리닉' 운영… 민·관·군 협력 의료체계 구축

하남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호흡기 감염클리닉 운영을 통해 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 질환에 대한 안전한 진료체계를 선제로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지난 3월부터 하남시의회와 함께 신장도서관 1층에 호흡기 감염클리닉을 열고 운영 중이다.

민·관·군 의료협력 모델인 이 클리닉은 코로나19와 역학적 관련성이 적지만, 민간 의료기관에서 진료하기에는 모호한 호흡기 질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곳이다.

민간 의료기관 원장 8명과 군의관 1명, 하남보건소장, 관리 의사 1명이 돌아가며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진료에 참여한다.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 행정 요원 4명 등 총 7명이 1개 조로 순환 근무하는 형식이다.

지금까지 141명의 호흡기 환자를 진료했으며, 그만큼 하남보건소 선별진료소 업무가 경감되는 효과도 거뒀다.

호흡기 감염클리닉은 안전한 내부설계를 위해 최보율 한양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강성욱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희영 경기도감염병 관리지원단장,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장 등 5명의 전문가자문위원단으로부터 동선·음압기 설치 등에 대한 조언을 받아 추진됐다.

김영철 하남시의사회 학술 고문(제일산부인과 원장)은 “하남시 호흡기 감염클리닉은 하남시의사회 소속 회원들과 군의관이 진료를 자원해 운영하고 있다”며 “회원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진료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구성수 하남보건소장은 “호흡기 감염클리닉 운영에 도움을 준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며 “이와 같은 민관 협력 상생모델이 통해 코로나19의 위기 상황 속에서 시민들에게 보다 안정감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남=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