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주최…30일까지
평균 80세 참여작가 회화작품 65점 전시
▲ 신현옥 한국미술치료협회장이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치매 질환을 앓고 있는 80대 노인들의 아름다운 회화 작품이 전시됐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가 오는 30일까지 갤러리 영통(영통구청 2층)에서 '제25회 어른 마음, 아이 마음展'을 개최한다.

'내 마음속의 풍경'을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치매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의 회화 작품 65점이 내걸렸다.

전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와 3세대문화사랑회가 주최하고 영통구청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는 1991년에 설립된 미술심리 치료기관으로 매회 작품전시회를 열고 '효' 사상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들을 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치매미술협회에서 미술치료를 받고 있는 평균 연령 80세 노인들로 최고령 작가는 108세이다.

미술치료는 대개 잊혀져간 지난 날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회상 요법'이 활용되고 있다. 특정 키워드를 제시하고 이와 관련한 기억들을 연상케 하는 방식이다.

전시에는 각 참여작가들이 떠올린 과거의 기억부터 미래의 소망과 희망까지 담겼다.

이번 전시에 대표작으로 소개되는 김용만(72) 작가의 작품 '정든 고향집'은 작가가 어린시절 지내오던 마을 전경 모습이 그려져 있다. 초가집 사이로 물레방아와 우물이 등장하고 시냇물에 빨래를 하고 있는 정겹고 포근한 풍경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또 윤영자(81) 작가의 '일본의 만행(사진)'에서는 제암리 학살사건을 주제로 그려졌다. 화마에 휩싸인 제암교회 주변으로 총을 겨누고 있는 일본군의 모습에서 끔찍하고 처참한 당시 모습들이 담겼다. 작품들은 미술 치료를 통한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나아가 역사적 기록으로써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신현옥 한국미술치료협회장은 “어르신들의 그림 하나에 하나에는 지난 과거의 기억들이 기록돼 있어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효 사상을 일 깨우고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