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현재의 거울...역사 규명 중요성 두말할 필요 없어”

일제 1차 공격 목표로 그만큼 저항도 치열
강화지역 의병활동 재조명 역사적 의미 커

김구 선생 탈옥 후 3달간 기거 신문리 고택
`원도심 스토리 워크길' 중 하나로 인기 끌어

원도심 활성화 사업에 역점 … 정주 여건 개선
`풍요로운 강화' 건설 비전 구체화해 나갈 것

 

▲ 유천호 강화군수는 “일본의 조선에 대한 제1차 공격 목표였던 강화지역의 의병활동은 활발했고, 이런 의미에서 강화의 의병활동을 재조명한다는 것은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강화군

 

인천일보가 2020년 연중기획으로 인천과 경기지역의 주요 의병장과 의병활동을 발굴, 재조명하는 `찾아가는 인천·경기 의병'을 1월6일부터 연재하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과 강화지역 의병장들의 인연을 다룬 `의병좌통령 김창수(김구)와 인천·강화'를 시작으로 지난 4일 `강화도까지 진출한 평산·풍덕 의병장 심노술'까지 강화에서 주로 활동한 의병장 이야기를 총 17회에 걸쳐 살펴봤다.

이번 `찾아가는 인천·경기 의병' 집필자는 한국 의병연구의 대가로 학계에 알려진 이태룡 박사다.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인 이태룡 박사는 1986년부터 의병 연구를 시작한 뒤 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의병문학인 `의병가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이태룡 박사의 저서 <한국근대사와 의병투쟁>(1~4권)과 <한국 의병사>(상·하권)은 의병연구의 역작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지금까지 약 3000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 공개하여 포상 신청을 한 바 있다.

인천지역에 이어 경기지역 의병장을 찾아가기에 앞서 인천 의병의 본고장인 강화 유천호 군수에게 평소 생각하고 있던 강화와 의병장의 관계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유천호 군수와 일문일답이다.
 


▲유천호 군수께서는 평소 강화지역의 의병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계셨고, 의병과 관련된 사료나 기록, 유적 등을 발굴하고 역사자료화 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일보의 이번 `찾아가는 인천·경기 의병' 기획에 대한 소회와 강화지역에서 의병들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국근대사의 전개과정에서 강화의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조선에 대한 침략 야욕을 노골화한 제국주의의 제1차 공격목표가 곧 강화였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강화가 겪은 수난과 고통의 역사는 한민족이 처했던 참담한 역사적 상황을 그대로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에 당연히 강화지역의 의병활동은 활발했고 이런 의미에서 우리 강화의 의병활동을 재조명한다는 것은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 `의병좌통령 김창수(김구)와 인천·강화' 편은 상·중·하 3편으로 나눠 실었습니다. 특히 김구 선생과 강화 사람 김주경과 유완무의 각별한 인연이 새롭게 발굴, 소개됐습니다. 김구 선생과 김주경 등의 사연을 강화군민들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사료 복원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어떤지요?

-강화읍 신문리에는 김구 선생이 머물렀다는 고택이 하나 있습니다. 김구 선생이 사형 선고를 받고 투옥될 당시, 강화의 김주경 선생이 자신의 재산까지 팔아 구명운동에 애써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탈옥에 성공한 김구 선생이 김주경 선생을 만나려고 강화에 왔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3개월간 머물렀던 곳입니다. 김구 선생은 김주경 선생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30여명의 어린이를 모아 서당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이곳은 강화읍 도보여행 상품인 `원도심 스토리 워크길' 중 하나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스토리 텔링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남기신 김구 선생과 강화와의 인연은 역사적으로 조명될 필요가 있고 강화군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강화에는 고종의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를 호위했던 이능권 대동창의진 의병대장, 강화분견대 봉기의 주역 유명규 의병장, 황해도에서도 명성 떨친 의병장 지홍윤, 일본 군함·수뢰정과 맞선 의병장 김용기, 강화분견대 병정 출신으로 의병장에 오른 박계석, 13도창의대진 대대장으로 활약한 의병장 연기우 등 30명이 넘는 의병장이 활약했습니다. 이에 따른 의병장의 유족들도 많지만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강화군이 의병장과 유족들의 실태 파악을 위한 계획을 갖고 계시나요?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역사 규명에 대한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욱이, 한국근대사에서 강화군은 치열한 격전지였던 만큼 많은 의병장과 의병들이 활동이 왕성했던 곳입니다. 이들의 활동사항을 재조명하고 유족들에 대한 실태 파악을 하는 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는 강화군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지만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야 하는 만큼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유천호 군수께서는 재향군인회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계셔서 인천광역시 재향군인회 회장도 역임하셨고 이와 관련 2012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도 받으셨습니다. 강화군 재향군인회 발전과 회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구상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강화군재향군인회는 1961년 강화군 연합 분회가 생긴 이래, 현재 회원수가 5700여명으로 우리 군의 대표적 단체입니다. 재향군인회는 국가발전과 사회공익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고, 강화군도 매년 보조금 형식으로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강화군재향군인회가 지역 발전을 위한 중추적인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할 방침입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강화군정은 차질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강화군의 역점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강화군의 최대 역점 사업으로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는 쇠퇴하고 있는 강화읍 및 온수리 원도심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유산들을 재조명하는 일입니다. 우선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강화읍 도시재생 사업은 역사·문화·향토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문화적 특수성을 살리는 사업으로 올해까지 총사업비 100억원을 투입하게 됩니다. 골목길 정비, 천년우물 쉼터 조성, 도심 진입부 환경 개선 사업은 완료된 상태이고 주요사업인 왕의 길 특화가로 조성, 용흥궁공원 제모습 찾기 사업 등 6개 사업은 올해 완료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해부터 강화읍 남산리에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고려 충절의 역사를 간직한 남산마을)은 2022년까지 4년간 총 360억원을 투입해 역사·문화마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주거복지 및 도시활력을 증진하고, 어울림센터 건립, 달빛공원 조성, 노후주택 개선, 고려테마거리 조성, 남산마을 신활력 사업 등 17개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이외에도 강화읍 관청리와 신문리 일원에 고려장터 등을 중심으로 한 강화읍 도심 활성화 기본계획이 용역 중에 있고 길상면 온수리 일원에도 마을정비형 공공주택사업(181억원)과 더불어 마을사업(40억원)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도심 활성화 사업들이 모두 완료되면 군민의 정주 여건이 개선됨은 물론 문화·관광 활성화를 통해 구도심 중심의 상권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민선7기 취임 3년차에 접어들기까지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악재를 빠른 판단과 적극적인 선제적 조치로 대처하면서 군민들도 군수님의 군정 수행 능력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다짐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취임 이후 '풍요로운 강화' 건설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 혼신을 다해 왔습니다. 그동안 내세울 만한 가시적 성과도 있었고, 지역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하지만 군민들께서 긍정적 평가와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더 힘을 내서 군정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취임 후 대형 산불 및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악재들을 군민들과 힘을 모아 이겨냈듯이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된 경기 회복 등 어려움도 반드시 극복해 낼 것입니다. 남은 임기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오로지 더 나은 군민의 삶과 밝은 미래만을 생각하며 의회 및 공직자들과 함께 더욱 매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동안 풍요로운 강화 건설을 위한 초석을 다져 왔다면 앞으로는 그 초석 위에 미래를 위한 비전과 계획을 구체화 해 나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군민들의 변함없는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왕수봉 기자 8989ki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