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오는 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가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잔뜩 움츠러들었던 대중문화계에도 훈기가 돌지 주목된다.

영화 관객 수가 부처님오신날·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연휴를 기점으로 소폭 반등하면서 영화계에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가요계에는 아이돌 그룹의 컴백과 가수들의 신곡 발표가 이어지고 방송가도 야외 촬영 재개 움직임을 보인다.

역대 최저 관객을 경신한 영화계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역대 최저인 1만5천명대로 떨어졌던 하루 관객 수는 더디지만, 회복세를 보인다. 황금연휴 전날인 지난달 29일에는 7만명을 넘었고 연휴 첫날인 같은 달 30일에는 한 달 반 만에 하루 관객 수가 10만명을 넘었다.

개봉을 미룬 영화들도 속속 개봉 일정을 잡고 있다. 특히 3월 실질 개봉 편수 7편에 불과했던 한국 영화들이 개봉 날짜를 두고 눈치싸움을 치열하게 벌일 전망이다.

▲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많은 영화제작사들이 개봉을 미루자 영화관이 신작 대신 과거 히트작 위주로 상영하고 있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무인예매기의 모습. 항균필름 부착으로 화면이 뿌옇게 보인다. 2020.5.1 scape@yna.co.kr

 

당초 3월 개봉 예정이던 송지효·김무열 주연 '침입자'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실종된 동생 유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이 동생의 비밀을 쫓는 내용의 미스터리 스릴러다.

 

6월에는 영화 '#얼론'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개봉을 검토 중이다.

다수가 모이는 까닭에 그동안 중단되다시피 했던 언론 시사회도 재개됐다. 오는 7일에는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 11일에는 '안녕, 미누', 12일 '카페 벨에포크', 18일 '초미의 관심사' 등이 시사회를 열고 언론에 영화를 공개한다.

CGV와 메가박스는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은 지점 영업을 재개했다. 다만 여전히 '띄어 앉기' 등은 시행된다.

아직 신작이 거의 없고 극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에 대한 우려 탓에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신작이 개봉하고 극장은 좌석을 더 열어주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좌석 간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영화들이 개봉일을 겹치지 않도록 잡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5월에 접어들면서 가요계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탄탄한 팬덤을 갖춘 아이돌 그룹이 잇달아 컴백하고, '음원 강자'로 꼽히는 가수들도 신곡을 선보인다.

보이그룹 아스트로는 4일, 뉴이스트와 데이식스가 오는 11일, 몬스타엑스가 오는 26일에 각각 새 앨범을 발매한다.

다음 달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두 걸그룹인 트와이스와 블랙핑크가 새 앨범을 내놓는다.

트와이스는 다음 달 1일 '모어 앤 모어'(MORE & MORE)라는 곡을 발표하고, 블랙핑크는 정확한 날짜나 앨범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다음 달 중 1년 2개월 만에 컴백한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정확한 (앨범) 발표 날짜가 나오면 팬들에게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알려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유와 방탄소년단 슈가 협업곡 '에잇'과 볼빨간사춘기 미니앨범 '사춘기집Ⅱ 꽃 본 나비'도 각각 6일과 13일에 발매되면서 신곡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수와 팬이 직접 대면하는 팬사인회, 콘서트 등의 행사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점차 잦아들고는 있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데다 해외 팬도 오는 큰 행사를 열기에는 감염 우려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규모 공연장은 차츰 활기를 찾고 있다.

가수 이승환 콘서트는 원래 일정대로 오는 9일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개최하며, 홍대 공연장 '롤링홀'에서는 윤딴딴, 소야, 잠비나이 등 인디 뮤지션들이 출연하는 25주년 기념 공연이 잇달아 열린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국내 가수가 출연하는 소규모 공연은 조만간 예전 수준으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하반기쯤에는 꽤 큰 규모 공연도 조금씩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가도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에 조금씩 정상화 흐름을 타는 분위기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당장 돌아갈 수는 없지만, 철저한 방역 속에서 조금씩 행동반경을 다시 넓히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SBS 한 관계자는 "외부 촬영은 여전히 어려움이 있어 주로 세트나 방송국 내 촬영을 많이 하는데, 출입할 때마다 체온을 체크하고 소독한다. 당분간은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런닝맨'이나 '집사부일체', '불타는 청춘' 등 예능들은 주로 세트 촬영을 하거나 야외에서 찍더라도 지역 주민과 접촉이 적은 유료시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관객이 있거나 아예 야외에서만 촬영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들의 경우 서두르지 않으면서 촬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KBS에서는 '전국노래자랑', '불후의 명곡', '가요무대', '유희열의 스케치북', '개그콘서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KBS 관계자는 "방송 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는데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한 1~2주는 더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tvN의 경우 여행 예능은 '전멸' 상태이며 '대탈출3'가 코로나19 여파로 결방하기도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역시 실내에서 녹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코미디 빅리그'는 관객 없이 경연한다.

tvN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이 내려올 때마다 회의를 통해 촬영 계획을 짜고 있다"며 "드라마든 예능이든 최대한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지속하면서 촬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작발표회나 간담회 등도 한동안은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닥다닥' 붙어 앉는 행사장 특성상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