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링북·새싹키우기 담은 심리지원 상자 3000개 배포
▲ 박남춘(가운데) 인천시장이 지난 27일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공무원들과 코로나19 환자 진료 및 치료에 힘쓰는 의료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코로나 블루'. 감염병 사태 장기화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를 낳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야외 활동이 줄어드는 등 일상에 제약이 커진 까닭이다. 외로움이나 불안감,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을 넘어서며 예방수칙이 시민 개개인의 삶에 자리잡은 만큼, `마음 방역'의 중요성도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는 항체는 멀리 있지 않다. 격려와 긍정, 실천, 그리고 희망. 힘겨운 나날에도 이웃에게 전하는 따뜻한 마음과 의료진 `덕분에'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인사에서 코로나19는 물론 코로나 블루의 종식 가능성을 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는 시민이 늘어나자 인천시는 `마음 방역'에 초점을 맞춘 대책도 내놓고 있다. 심리 상담과 긴급복지 연계뿐 아니라 온라인 공연, 발코니 음악회, 어르신 안부전화 등으로 마음 건강을 돌보는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병원에 격리 입원한 환자, 자가격리 중인 시민은 물론이고, 코로나19로 스트레스·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에게도 다각적인 지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심리 지원과 마음 건강 돌보기

마음 방역은 10개 군·구와 11개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로 꾸려진 통합심리지원단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정신건강복지센터는 24시간 핫라인(1577-0199)을 가동해 확진환자와 가족 등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고, 격리병상 의료진들과 협진해 치료 중인 환자 마음을 돌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25일까지 1만5000명 넘는 시민이 확진·접촉으로 인한 어려움, 가족과 주변에 대한 걱정, 생계나 생활 변화로 인한 불안감 등으로 쌓인 심리적 고통에 대해 지지와 위안을 얻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속하게 늘어난 자가격리자들을 대상으로 심리 지원은 진화하고 있다. 인천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난 22일부터 컬러링북, 새싹 키우기, 간단한 운동기구, 심리 자가진단을 위한 마음 건강 안내서 등으로 구성된 심리 지원 상자를 3000개 배포해 건강한 자가격리를 돕고 있다. 또한 시와 군·구는 정신건강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공무원이 협력해 심리 지원뿐 아니라 긴급복지사업 연계, 대면 상담, 물품 지원 등도 진행하고 있다.

 

▲공공시설 휴관에도 사회안전망 유지

공공시설 휴관으로 돌봄 사각지대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안전망도 유지되고 있다. 시는 공공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어르신과 위기가정 보호 대응 체계도 마련했다.

우선 휴관 중인 군·구 사회복지관은 콩나물 재배 물품 전달, 소규모 야외 체조교실, 안부전화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소도 시설은 임시로 휴관하고 있으나 긴급한 보호 조치를 고려해 여성긴급전화(1336) 상담은 24시간 유지하며 본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군·구 치매안심센터 역시 안부전화 캠페인을 펼치며 마음 건강을 돌보고, 결식 우려가 있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도시락 배달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무관중 공연과 발코니 음악회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과 발코니 음악회, 차량 탑승 방식(드라이브 스루)의 장난감 대여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은 다음달 7일 도매시장 법인, 인천원예농협, 식자재동발전협의회와 `힐링 화분' 2000개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나눈다. 계양공원사업소도 지난 27일 선학경기장, 아시아드주경기장, 부평역 광장에서 드라이브스루로 시민 1만명에게 꽃 화분을 나눠줬다.

도담도담장난감월드 서구 연희점은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해 지난 11일부터 토요일마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장난감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수구는 옥련동 송도석산 부지를 자동차극장으로 만들어 지난 24~26일 영화를 상영했고, 연수구립관악단은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주말마다 아파트를 돌며 발코니 음악회를 연다.

지난 23일 시청 앞 광장인 인천애뜰에선 크라잉넛이 무관중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크라잉넛 공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볼 수 있다. 시는 인천애뜰에서 온라인 문화 공연인 `애뜰 온라이브'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코로나19로 몸은 멀리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한 곳으로 모이고 있음을 느낀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이웃을 응원하는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시민들의 심리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의료진 덕분에. 존경합니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공무원들은 지난 27일 코로나19 환자 진료와 치료에 힘쓰는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에 참여했다.

덕분에 챌린지는 의료진에게 존경·자부심을 표하는 수어 동작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캠페인이다. 참여자들은 엄지 손가락을 올린 오른손을 왼손으로 받치는 형태로 사진을 찍은 후, 다음 주자 3명을 지목한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지목을 받아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사진을 공개했다.

시 관계자는 “의료진 덕분에 오늘도 무사히 보낼 수 있었음을 감사하는 의미”라며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진료 현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을 응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