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상 1당 차지한 정당의 몫...6선 박병석·5선 김진표 `양강'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누가 전반기 국회의장에 오를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관례상 국회의장은 선거에서 1당을 차지한 정당의 몫이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에서 국회의장을 선출하게 된다.

27일 민주당과 정치권에 따르면, 6선인 박병석(대전 서구갑) 의원과 5선인 김진표(경기 수원무)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우선, 21대 국회 최다선인 박병석 의원이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총선 이후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돌며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고 있다.

지난 19대 전반기 국회에서 부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지난 20대 상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는 9표에 그쳤고, 20대 하반기 의장단 선거에서는 47표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 홍콩특파원 출신으로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평가받는다. 박 의원은 대화주의자로 장외투쟁보다는 원내 협상을 강조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2008년 쇠고기 광우병 촛불시위로 국회의원들이 국회임기 개시 후 87일 동안 선서도 하지 못했을 때 야당 정책위의장으로 여당 파트너와 비공개 협상을 벌여 이틀 만에 국회를 정상화시킨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5선에 오른 김진표 의원도 당내 최연장자(74세)라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김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의장, 당 경제자문기구인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특히 총선에서 민주당의 벤처기업 육성방안 공약을 제안하는 등 박 의원보다 당내 입지는 더 튼튼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낙연 전 총리 후임으로 거론되는 등 현 정부의 집권 후반기 보폭을 맞추는데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김 의원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당정의 최대 과제가 경제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어 `경제통 국회의장'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총선 이후 여의도 정가에서는 국회의장의 경우 `전반기 박병석', `후반기 김진표'로 역할 분담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전반기 김진표', `후반기 박병석'으로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다.

즉 경제개혁입법 완수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회복을 뒷받침하고 정권 재창출의 토대를 만들어 차기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와 총선 당선자들 사이에 경제전문가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경제회복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라며 “문 대통령도 지난 국무총리 지명 과정에서 김진표 의원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신호·이상우 기자 shkim5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