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
6월28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생활 속 언어 기능·명암 시각예술 표현
코로나19 추이따라 오프라인 재개관도
▲ 제시 천 `침묵을 말한다. 그리고'

 

▲ 로렌스 렉 `지오맨서'

 

▲ 염지혜 `커런트 레이어즈'


우리는 `다름' 앞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미래에 하나의 목소리만 남는다면 그 불안은 과연 사라질까.

백남준아트센터는 올해 첫 기획전시인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의 힘과 다양성을 다룬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관에 들어간 백남준아트센터는 지난 2월28일 오픈 예정이었던 `침묵의 미래: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 전시를 지난 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공개했다.

이번 전시 `침묵의 미래: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은 소설가 김애란 단편소설 `침묵의 미래'를 기반으로 `문화인의 언어'에 대해 다루고 있다. 동시에 지배 언어로 빚어진 계급과 소외, 인권과 직결된 `언어의 힘'을 시각예술로 제시했다.

전시는 일상에 서서히 스며든 언어 양극화와 연동한 문제들을 환기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의 힘과 다양성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레바논 베이루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한 작가 8명의 영상 8점, 설치 3점 총 11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참여 작가는 김우진, 로렌스 렉, 로렌스 아부 함단, 문재원, 안젤리카 메시티, 염지혜, 이주호&이주승, 제시 천 등이다. 이들은 전시 제목처럼 사용자가 점점 줄어들어 사라지거나 소멸될 위기에 처한 언어에 주목하고 반대로 우위를 점한 특정 언어가 가진 `권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기술의 발전과 연동한 언어의 변화, 삶의 태도를 들여다보는 작가들의 탐구는 우리 내면에 잠재된 편견과 혐오, 문명사회 전체에 들이닥친 양극화의 명암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기계의 생성과 소멸을 쫓고 기술 발전에 연동한 인간의 사고, 소통 방식의 변화에도 주목한다. 참여 작가 염지혜는 컴퓨터의 시작에서부터 사용자의 죽음에 이르는 거대한 서사를 통해 컴퓨터에 접속한 인간이 눈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표현하고, 배포하는 방식, 나아가 모니터 앞에서의 권력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가상현실을 주제로 탐구해온 로렌스 렉은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는 AI의 생성과 소멸을 다룬 영상 `지오맨서'를 통해 젊은 인공지능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오히려 인공지능을 만든 인간의 언어와 윤리,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미래에 대한 상상이 우리의 현실 인식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다.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람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안정추이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재개관할 예정이다. 전시 일정은 오는 6월28일까지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