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국내 신규 확진자 100명 달해
리더들 잇단 `코로나불감증' 도마위

지역사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중견기업 대표들의 코로나19 감염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고 폭행을 저질러 형사 입건되거나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의심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호텔 식당을 방문하고 산을 오르는 사례가 잇따라서다.


인천 한 건설사 대표 A(54)씨는 지난달 24일 저녁 연수구 모 일식집에서 골프모임 회원들과 술을 마신 뒤, 송도국제도시 한 술집에서 안과의원 원장 B씨 등 또 다른 일행과도 술자리를 가졌다. 당일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100명을 기록했다.


A씨는 술을 마시던 중 B씨와 함께 온 C씨가 자신의 지인을 험담한다고 느껴 그 자리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이후 C씨는 A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고, 연수경찰서는 최근 A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그 자리에서 C씨를 처음 봤는데 잘 아는 사람을 욕한 것에 화가 나 그랬다”면서도 “코로나19 시국에 술자리를 가진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만든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후원회장이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느끼고도 다중밀집장소 여러 곳을 돌아다닌 기업인도 있었다. 인천에서 부동산 개발 시행사를 운영하는 D(69)씨는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 골프장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그는 의심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외출을 자제하지 않고 청량산을 등반하거나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돼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아내(67·양성)와 아들(41·음성)도 자가 격리 기간 중 무단 외출한 뒤 인근 사찰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할 보건소는 이달 13일 이 모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아직 코로나19 집단 감염 위험성이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