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꼼꼼히 살펴 신중 선택..."내가 뽑은 후보·당 잘했으면"

"투표를 통해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느낌이어서 신기했습니다."

만 18세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처음 한 표를 행사한 성남 이우고등학교 김채진 양은 "처음 신분증을 제시할 때 너무도 떨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투표를 마친 김 양은 "코로나 때문에 걱정했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너무도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4·15 총선에서는 선거연령이 하향 조정되면서 경기도내 14만여명의 만 18세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지난해 4월 기준)를 보면 만 17세 경기도민은 14만1036명으로, 만17세 이상 인구 1120만6829명 대비 1.26%를 차지한다. 이 중 도내 고3학생은 3만4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전국으로 넓히면 만 18세 유권자는 54만8986명으로 전체의 1.2%가 된다.

도내 각 지역 후보들은 만 18세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새내기 유권자의 정치 성향은 여론조사에서도 따로 잡히지 않고, 후보자들이 공약을 알릴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이라 후보자들마다 SNS활용 등 갖가지 아이디어로 표심을 공략했다.

새내기 유권자들은 대체로 첫 투표인만큼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며 신중한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사전투표를 했다는 시흥 군서고등학교 정새나 양은 "청소년 유권자도 대한민국의 시민이라는 것을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면서 "장갑을 끼고 열을 재고 손 소독도 하는 등 철저하게 검역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관위 관계자분들이 고생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집에 배송된 선거공약집으로 후보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봤다는 의정부고 오동민 군은 "첫 투표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장갑을 끼고 하는 것에서 이색적인 느낌을 받았다"며 "직접 투표해 보니 사회 안에 소속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수원 고색고등학교 박제민 군은 "투표소 들어가는 것부터 어색해서 떨렸다"면서 "정당도 생각보다 많아서 무슨 당을 뽑아야 하는지 고민되고 지지하는 정당을 투표용지에서 찾기도 어려웠다. 내가 뽑은 당이 좋은 정책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포 용호고등학교 장이슬 양은 "오전 11시에 부모님과 함께 투표했다"며 "첫 투표라서 떨렸지만 후보의 공약을 보고 부모님의 영향 없이 소신대로 주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선택한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어 지역발전을 위해 힘써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의정부고등학교 김세준 군은 대뜸 "우편으로 배달 온 모 정당의 황당한 공약을 보면서 많이 웃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군은 "오전 10시에 혼자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는데 새롭고 어른이 된 기분이라서 좋았다. 친구나 부모, 선생님의 영향 없이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내건 후보를 뽑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