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세월호 유가족' 향한 막말…비판 쇄도
김종인 기자회견서 "죄송스럽다" 대국민 사과
차 "기사 인용했을 뿐…막말 프레임 매도" 강변

 

최근 미래통합당 차명진 부천병 후보의 '세월호 유가족을 욕보인 막말' 논란이 경기지역 총선 막바지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통합당에 비상이 걸렸다.

5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막말이라는 대형악재를 만나면서 통합당은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차 후보는 지난 8일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1대 국회의원 선거 부천병 후보자 토론회'에서 과거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던 중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라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 성행위와 관련된 은어다.

차 후보의 막말 소식을 접한 9일 통합당 경기도당은 부천지역 주민 등 시민들의 차 후보에 대한 집단 항의전화로 선거업무가 마비됐다. 통합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차 후보가 토론회에서 한 말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며 "항의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기야는 이날 부천중앙공원 광장을 찾아 부천지역 후보를 돕는 유세 지원을 하기로 한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일정을 취소했다. 통합당은 시민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자 차 후보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그는 "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자가 말을 함부로 해 국민 여러분에게 실망을 주고 화나게 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고 사죄하며 "이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닌,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역구 후보자가 막말 논란에 휩싸이자 지역 주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부천시민 김남기(27)씨는 "차 후보의 막말 논란은 한두 번 일이 아니다. 부천시민 수준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화가난다"며 "그동안 선거에 관심 없던 주민들도 이번 막말 논란이 터지자 창피하다고 말하면서 꼭 투표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지역 주민 민원 등을 종합해 중앙당에 보냈다"며 "최종 결정권자인 중앙당의 답변을 받은 뒤 주민들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답했다.

차 후보는 이날 개인 SNS를 통해 "기사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인데 일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자들이 저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워서 매도하고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세월호 사고로 소중한 아이들을 잃은 분들께 상처를 드린 것은 백번 사죄드린다. 하지만 세월호 텐트 안에서 불미스런 일을 벌인 자들은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처럼 매 선거때마다 선거 막판에 쏟아진 막말 논란으로 선거판이 흔들렸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정태옥 의원은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에서 살고, 망하면 인천에서 산다)'이라고 말한 뒤 심한 역풍을 맞았다. 통합당 정승연 연수갑 후보 역시 인천을 '촌구석'이라고 표현하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