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부자·남편 장례 직후 자결한 의병장 부인 등
인천대 발굴·행적공개 … 설명회 열어 포상신청 지원
▲ 위 왼쪽부터 함북 경성 출신 윤귀룡 지사, 강화도 출신 장석영 지사, 북간도 한경익 지사. 아래는 서대문감옥에서 옥고를 치른 황금봉 지사. /사진제공=인천대

일제강점기 때 의병부대에 거금을 지원하고, 사병을 양성해 일본군과 맞서 싸웠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유공자들의 행적이 대거 공개됐다.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 101주년을 맞아 김병희·김교상 부자 등 독립유공자 737명을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인천대는 이들에 대한 포상을 국가보훈처에 신청하기에 앞서 이날 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포상신청 대상자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인천대는 앞서 작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독립유공자 765명을 발굴해 포상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잊힌 김병희 선생과 그의 아들 김교상 선생에 대한 행적이 공개됐다. 김 부자는 경남 양산 의병장으로 모두 정3품관을 지냈고, 같은 고향의 서병희 의병부대에 군자금 5000엔을 지원하기도 했다. 쌀 2000석을 살 수 있는 거금이다. 이들은 또 산포수를 중심으로 의병을 모집해 일본군과 격전을 치렀지만 1908년 일제에 체포된 뒤 손바닥이 철사로 꿰인 채 양산시장에서 치욕을 당한 뒤 피살됐다.

또 김해김씨의 알려지지 않았던 행적도 세상에 알려졌다. 김해김씨는 호남 연합의병장으로 활약하다가 교수형으로 순국한 전해산(全海山) 지사의 부인으로 이번 포상 신청 대상자에 포함됐다. 그는 족보나 제적 등본에도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남편이 의병장으로 활동하자 일본군경의 모진 압박을 겪었다. 이후 교수형으로 순국한 남편의 유해가 대구 감옥에서 전북 장수로 운구되자 장례를 치렀고, 상여가 집 앞 개울을 건너자 집으로 들어와서 극약을 먹고 자결하는 바람에 남편의 상여가 되돌아와서 쌍상여로 장례를 치렀다.

이번 포상신청 대상자는 3·1 독립만세시위 유공자 348명과 반일활동 유공자 234명, 반일농어민활동 유공자 73명 등 총 737명이다.

이태룡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국가기록원은 재판기록조차 아직 70% 이상 공개하지 않아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하루 빨리 공개가 돼야 한다"며 "국가보훈처는 많은 인원을 동원해 수많은 포상 대상자를 신속하게 심의해 주기를 간절히 요망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