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 치료장비 '에크모'./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연구팀이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오던 중증환자 치료장비인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에크모는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환자의 혈액에 산소 공급한 후 체내에 넣어주는 의료장비다. 국내에는 350여대가 있는데 모두 수입제품이다.


 주로 심부전증, 폐부전증 환자를 치료할 때 쓰이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중증 호흡부전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국내 기술과 기기를 활용해 만든 에크모를 폐 이식 환자 수술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8일 밝혔다.


 에크모는 지난해 10월 시제품으로 완성됐고, 12월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 치료에 처음 적용됐다. 이 환자는 올해 1월 폐 이식을 받고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에크모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 및 제어장치 등으로 구성되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산화기와 캐뉼라(몸속에 삽입하는 튜브)를 제외한 기기가 국내 개발품으로 만들어졌다.


 국산화율은 70% 수준이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이 95% 정도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연구팀은 이번 에크모 개발로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밖에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연구책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필수장비인 에크모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공동연구자인 서울의대 김희찬 교수는 "에크모 시스템의 제조생산 및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 적용 사례를 늘리고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해 본격적인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