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서
19일까지 천안창작촌 작가전
회화·조각·설치 등 40점 공개
▲ 민성식 작 '개러지 2'

파주 헤이리마을의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이 천안창작촌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The Wider: 廣넓을 광 德큰 덕' 전시를 오는 19일까지 개최한다.

'The Wider: 廣넓을 광 德큰 덕' 전에서는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입주 작가 8명(감민경, 강유진, 김주리, 민성식, 조혜진, 정성윤, 양유연, 홍원석)의 회화, 조각, 설치 등 작품 40점이 공개된다.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은 2018년 5월 파주 헤이리에서 천안 광덕면으로 이전 개관한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의 작가 레지던시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입주작가에게 2년 동안 개인 작업공간과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전시와 출판, 평론가 매칭 등 입주작가 역량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천안창작촌에서 작가들이 작업한 작품을 파주 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형태로 기획됐다.
감민경 작가는 2019년 처음 발표한 '잃어버린 밤' 시리즈를 통해 종이와 린넨, 수채와 목탄, 컬러와 흑백이 서로 상충되는 쓸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을 보여준다.

강유진 작가는 공간의 이미지를 소재로 일상과 여행 속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산업용 도료인 에나멜페인트를 사용해 표현한다. 수영장, 공항, 미술관, 마천루와 같은 도시 이미지는 점차 산, 들판, 식물의 이미지와 조화되거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흙을 이용해 전시장에 심상의 풍경을 형상화한 김주리 작가는 재료의 물성을 적극적으로 작업에 사용한다. 자연지형에 주목해 압록강의 습지가 불쑥 솟아오른 듯한 형상을 한 '습경(濕景); 경계의 풍경'을 전시했다. 민성식 작가는 고가의 자동차를 미니어처로 만들어 놓은 미니카를 중심으로 자신의 욕망이 담긴 차고를 입체로 만들어 유리 박스 안에 넣었다. 차고가 유리를 통해 노출됨으로써 관람객의 욕망을 덧입히고 공유한다.

빛을 주요 소재로 등장시키는 양유연 작가는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인 장지에 아크릴과 분채를 사용해 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정성윤 작가의 기계 작업은 인간을 닮았다. 설치작품 '솔라리스'는 철, 모터, PVC 볼로 만들어 개인을 둘러싼 세계, 나아가 우주와 자연을 상상해보게 한다.

조혜진 작가는 자개장의 문을 캔버스 삼아 작업한다. 한 조각씩 잘라 붙여 완성한 글귀로 채워진 작품 '한겹'은 현실에 대한 방어기제로 작동하며, 끊임없이 욕망하고 좌절하는 소시민의 삶을 지탱한다. 어두운 밤길을 가는 택시를 그려온 홍원식 작가는 전통적인 유화재료를 사용하지만 뿌리기와 흘리기 기법을 사용한 작품을 보여준다.

화이트블럭 관계자는 "천안창작촌이 위치한 광덕면은 넓을 광(廣), 큰 덕(德)을 쓴다"며 "지명처럼 이곳을 거쳐간 작가들이 활동영역을 더 넓혀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