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만 따면 로또당첨 … 투기성 구매욕구 활활
얼마 전 결혼한 30대 회사원 김선우(가명)씨는 혼인신고를 잠시 미루고 청약 접수에 열을 올리기로 했다.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일까지 오른 현재 상황에서 이미 본인 명의로 인천에 아파트가 있는 그에겐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다.

대신 머리를 썼다. 부인 청약 통장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법적 부부로 인정되는 혼인신고가 걸림돌이 된다.

선우씨는 "요즘 부평이나 계양, 미추홀구 등 신축 아파트 청약 당첨만 되면 초피(분양권 당첨 직후 붙는 웃돈)가 최소 수천만원은 붙는 상황이다. 당장 아이 계획도 없는데 굳이 혼인신고를 해 부인 청약 통장 썩힐 거 없지 않느냐"며 "투자 목적으로는 요새 청약만 한 게 없다고들 하더라. 월급 오르기 기대하는 거보다 낫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7면

인천은 최근 청약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지난 24일 현대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청약 평균 경쟁률은 72.2대 1을 기록했다.

인천 백운2구역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부평'도 487가구 모집에 4만1048명이 몰렸다.

정부가 서울과 경기 집값을 잡겠다며 규제 정책을 내놓을수록 전매제한기간이 6개월로 짧은 인천의 이름값만 높아지고 있다.

서구 루원시티 전세 아파트에서 살던 이민석씨는 지난 1월 아파트를 장만했다.

"3년 전만 해도 2억원대면 구하던 전셋집 계약을 갱신하려고 하자 집주인이 '1억원 이상 더 낼 거 아니면 집을 비워달라'고 하더라. 어이가 없어 루원시티 다른 아파트들 알아보니 근처 비슷한 평수에선 전셋값이 정말 3억원 이상으로 올라 있었다. 집 장만 계획이 없었지만 이럴 바엔 대출 금리 낮은 지금 집을 사는 게 낫다 싶었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 꽉 채워서 장만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은 인천시민들 구매 욕구를 뒤흔들었다. 은행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낮은 금리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대출 영업에 나섰고 이런 빚잔치 속에 배를 불릴 수 있었다.

한국은행 '통화금융통계' 자료를 보면 인천지역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은 2016년 1월 30조7818억원하던 것이 2019년 40조원을 넘어서더니 지난 1월 41조3333억원까지 쌓였다. 4년 새 34.3%나 불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정기적금, 저축예금 등 인천지역 저축성예금은 28조309억원에서 35조2171억원으로 25.6% 느는 데 그쳤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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