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와 교섭요구 거부
250명중 90% 복직 협상서 제외
부적절한 인사로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SPC그룹에서 최근 특정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만 복직 결정이 이뤄졌다는 '황당한 통보'가 나왔다.
<인천일보 4월1·2일자 1·19면>
복직을 호소하는 노동자 중 대부분은 타 노조여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측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아 혼란만 커진 모양새다.
2일 SPC그룹 파리크라상 노동자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우리 조합원 QSV와 AQSV의 업무회복'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각 조직으로 퍼졌다.
이 문건은 QSV, AQSV의 업무를 이전으로 되돌려 유지한다는 게 골자다. QSV와 AQSV는 관리부문 노동자로, 앞서 3월26일 직무가 전부 해체된 바 있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운영 뒤 줄곧 유지해온 QSV, AQSV 직무를 영업·제빵지원 등으로 인사했다. 노동자들은 10년 이상 장기근속 등을 이유로 '강등'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조직 및 업무와 관련된 사항을 안정될 때까지 협의한다는 내용의 노·사 합의문은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식품산업노조), 파리크라상의 날인이 찍혀있다. 문건만 봐서는 복직과 같지만, 상당수 노동자들은 제외다.
우리 조합원인 QSV와 AQSV' 등 문구를 보면 가입 노조원만 대상으로 지칭하고 있다.
'이 문자를 받으시는 동지여러분들의 명단은 회사로 통보했다'는 내용도 있다. 반면 현재 인사 대상 노동자 250여명 중 약 90%는 타 노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식품노조)는 3월20일 QSV 업무축소 등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꾸린 단체다. 사측과 합의한 노조는 한국노총 산하다.
결론은 노동자들이 노조에 따라 복직여부가 엇갈린 셈이다. 사측이 노조 등 여부로 노동자를 차별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SPC그룹은 지난달 23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한 화섬식품노조의 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게다가 SPC그룹은 협의와 관련해 진위여부, 복직규모, 시행일자 등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답답함은 오롯이 노동자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화섬식품노조는 SPC그롭과 기존 노조의 탄압이라며, 이르면 3일 노동당국에 부당노동행위를 제소하기로 하는 등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파리크라상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한 사안은 SPC그룹에서 다룬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고, SPC그룹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식품산업노조 관계자도 "언론과 일체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답을 거절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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