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전국 유치원·초·중·고의 개학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대학이 진행하고 있는 원격수업의 연장도 이어지고 있다. 아주대학교는 원격수업의 운영을 기존 2주에서 4주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실제 등교 시작일은 기존 3월30일에서 4월13일로 2주 늦춰졌다. 경기대학교는 27일까지 진행하기로 한 원격수업을 다음달 3일까지 일주일 연장했다. 이에 따라 3월30일 예정됐던 개강도 4월6일로 연기됐다.

문제는 대다수 대학이 원격수업의 경험과 준비가 부족해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 몰리면서 학교 서버가 마비되고, 온라인 강의가 익숙하지 않은 교수들이 수업 진행을 원활히 못하면서 학생들이 아예 수업을 나가버리는 일도 벌어졌다.

사전에 서버 장애로 인해 수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예상한 몇몇 대학은 아예 유튜브 같은 대규모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외부인의 접속을 막을 방법이 없어 대학생이 아닌 외부인이 강의에 들어와 수업을 방해하는 일도 생겨났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순독(입술 모양을 읽는 것)으로 이해하고 필요하면 수업 도우미(동료 학생)의 설명을 들으며 수업에 임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영상에는 자막이 제공되지 않고 수업 도우미도 곁에 없어서 수업 이해도가 크게 저하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와 조교들의 영상 제작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도내 대학들은 4월 중순경 대면강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전국 초·중·고 개학이 추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면강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대학들이 실질적인 개강의 의미를 담은 대면강의를 강행할 경우 향후 감염병 발병의 책임소재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원격수업이 장기화할 경우의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대학이 원격수업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실시간 영상수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그 결과물을 타 대학도 유·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지원으로 개발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K-MOOC(교육부가 지원하고 대학이 개발한 쌍방향 한국형 무료 온라인강좌)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정부는 다양한 지원방안이 코로나19 추경 예산 등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각 대학 구성원들도 긴밀히 협력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오석균 경기본사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