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 전
국립현대미술관, 온라인 우선 공개
작품·자료 370여점 … 4개 주제 구성
대표작 전시·확장 가능성 조명 병행
▲ 김종건 작품 '봄날'.

▲ 김환기 작품 '항아리와 시'.

국립현대미술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개관이 미뤄진 올해 첫 신규 전시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 전을 온라인으로 먼저 선보인다.

새 전시를 정식 개막에 앞서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당초 이달 12일부터 7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에서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차질이 빚어졌다.

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로 마련된 서예 장르의 단독 기획전인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 전은 30일 오후 4시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 Korea)을 통해 먼저 공개됐다.

개막 프로그램은 90분 분량의 전시투어 영상으로, 배원정 학예연구사의 설명과 함께 전시장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서예의 위상과 역할을 살피는데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서예, 전각,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 아트, 인쇄매체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4개의 주제 영역으로 선보인다.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 주제 영역에서는 서예가 회화나 조각 등 다른 장르의 미술에 미친 영향들을 살펴보며 미술관에서 '서書'를 조명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서예가 또 다른 형태의 미술임을 설명한다.

김환기의 현대적 문인화 '항아리와 시', 김기창의 '문자도', 김창열 '물방울(해체)' 등 서예를 접목한 현대미술 대표작가들 작품을 본다.

'글씨가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를 태평양 전쟁 시기 일본 소장가한테서 얻어 한국으로 가져온 서예 대가 소전 손재형 등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 1세대 작가 12인의 대표작들이 망라돼 나온다.

갈물 이철경, 평보 서희환, 검여 유희강 등 대가들의 작품 10여 점도 처음 공개된다.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에서는 국전 1세대들에게서 서예 교육을 받았던 2세대들의 작품 위주로 살펴본다.

서예의 다양화와 개성화가 시작된 현대 서단에서 서예의 확장성과 예술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다시, 서예'에 주목한다.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는 디자인을 입은 서예의 모습을 통해 일상에서의 서예 문화, 현대 사회 속의 문자에 주목한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와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를 통해 서예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서예 교과서를 만든다는 각오로 준비한 전시"라며 "중국의 서법書法, 일본의 서도書道와 달리 예술성을 높게 평가한 한국의 서예書藝가 본격적으로 재조명되어 문자예술의 풍요롭고 화려한 새로운 시대의 전개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코로나19 사태로 내달 5일까지 잠정 휴관중이며, 재개관시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