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사 자격·수익성 미검토 난립
분양자 수년째 약정수익 못 받아
객실 주인 다 달라 운영권 갈등도

제도 장치의 미숙 속에 난립한 분양형 호텔의 수분양자들이 끝내 버티지 못하고 들고 일어날 기세다. 집 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조차 못 받는 구조적 병폐가 곪아 터진 것이다. 분양형 호텔이 몰린 인천 중구 영종지역은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A(38)씨는 2015년 8월 영종 G분양형 호텔에 5억4000만원을 투자했다. 개당 1억6000~1억8000만원씩 객실 3개를 샀다. '확정수익률 7%'에 구미가 당겨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3억7000만원)까지 몽땅 털어 넣었다. 분양형 호텔은 위탁운영사가 운영수익을 객실 소유권자에게 임대료를 지급한다.


A씨는 2017년 10월 첫 수익금(객실 당 100만원)을 받기로 호텔운영사와 약정했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자본금이 1000만원인 시행사는 순탄치 않은 분양으로 공사비를 못 대자 호텔 객실 일부(540여개 중 60여개)포함해 미팅룸·라운지·연회장·휘트니스·상가 등 주요시설을 시공사에 넘겼다.


객실마다 소유자가 다르다 보니 등록된 호텔 운영사만도 4군데나 이른다. 500㎡규모의 연회장도 단상 33㎡정도는 지분이 달라 온전히 쓸 수조차 없다. 호텔 운영이 정상일 리 없다.

호텔 운영권을 놓고 시행·시공사 측의 관리단 측과 수분양자들이 대립하면서 무단침입,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이 이뤄졌다.


다행히 이 호텔은 전체 객실의 80%인 수분양자가 5억원을 추렴해 운영사를 세워 영업하면서 임대료(객실 당 40만원)를 나누고 있다.

W분양형 호텔의 처지는 더 심각하다. 소유권자인 B(55)씨 역시 '확정수익률 8%'에 혹해 1억5000만원에 객실 1개를 샀다.


그러나 B씨 2017년 10월 이후 임대료 수익금을 지금까지 못 받은 채 월 70만원의 은행이자만 꼬박꼬박 물고 있다.

시행과 시공에다가 객실 500여개 중 110여개를 소유한 터라 호텔운영까지 맡은 사업자가 수익이 없어 임대료를 못 준다고 버티면 대응할 길이 없다. 이 호텔도 등록된 운영사가 2군데다.

750개 객실을 둔 H분양형 호텔 측은 지난 2월 수분양자와 수익률을 재조정하기로 했지만 가타부타 말이 없다. 지난 2년간 '확정수익률 6%(객실 분양가 1억8000만원)'도 지켜지지 않았다. 운영사 자격과 수익성 검토 없이 세워진 분양형 호텔의 폐해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