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선을 역임하며 '민주당 텃밭'으로 바꾼 고양정 선거구의 총선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이 지역은 이번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전 한국카카오뱅크은행 공동대표와 미래통합당 김현아 국회의원 등이 나서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양정 선거구는 일산신도시 서쪽 일산서구 대다수를 포함하는 곳으로, 그간 민주당의 오랜 텃밭이었다.
지난 2012년부터 지역구를 지켜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시작으로, 현역 기초단체장,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4개 선거구 별 2명씩 뽑은 고양시 시의원들도 8명 중 5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김 장관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총 투표수 13만7309표 중 6만6959표 48.77%를 받아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4만9970표, 36.39%), 국민의당 길종성 후보(1만9286표, 14.05%)를 넘어섰다.

그러나 정부가 창릉신도시가 포함된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특히 발표를 한 사람이 주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김 장관이었던 점이 치명적이었다.

당초 일산신도시는 분당신도시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낮게 평가되면서 불만이 끓어오르던 지역이다. 이런 와중에 3기 신도시인 창릉신도시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지역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3기 신도시 발표 후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또 고양정 선거구를 비롯한 고양지역이 그간 유력 여성 정치인에 더 많은 표를 줬던 점도 변수다. 고양은 그간 김현미 장관을 비롯해 한명숙 전 국회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 내로라하는 여성 정치인을 다수 배출한 곳이다.

고양정 선거구만 해도 분구 후 치러진 지난 18대·19대·20대 총선 모두 여성 정치인을 뽑았다. 김 장관 전 지역구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당대표를 지낸 바 있는 김영선 전 의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고양정 선거구의 민심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양일간 고양정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 표본오차±4.3%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후보 간 격차는 0.3%p에 불과했다. 이 후보는 40.5%, 김 후보는 40.2%를 얻었다.

중부일보 의뢰로 아이소프트뱅크가 지난 16일 고양정지역 거주 만18세 이상 성인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선 가상대결 가상대결(95%신뢰수준 표본오차±4.4%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 후보가 38.8%, 이 후보가 37.4%를 얻어 오차범위내에서 치열한 격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양일간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 표본오차±4.4%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이 후보가 42.2%를 얻어 31.1%를 얻은 김 후보에 오차범위을 넘어섰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김현미 장관이 관내 일산1동과 일산3동, 탄현동, 주엽1·2동, 대화동, 송포동, 송산동 등 8개 동에서 모두 이겼다. 2위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도 송포동에서만 1.24%p로 근소했고, 나머지 7개 동은 모두 크게 앞섰다.

▲일산1동, 일산3동, 주엽1동, 주엽2동, 탄현동

전형적인 1기 신도시의 모습을 보이는 일산1·3동과 주엽1·2동, 탄현동은 진보적인 고양시민의 투표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줬던 곳이다. 하지만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일산 1동과 3동은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장관에게 각각 6026표(46.35%), 9930표(52.83%)를 줬다.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는 4791표(36.85%), 6073표(32.31%)를, 국민의당 길종성 후보는 2071표(15.93%), 2665표(14.18%)를 얻었다.

주엽1·2동은 김 장관에게 각각 7186표(47.08%), 7047표(46.06%)를 줬고, 김영선 후보는 5821표(38.14%), 6058표(39.59%)를, 길 후보는 2151표(14.09%), 2072표(13.54%)를 득표했다.
관내 8개 동 중 가장 많은 투표 수인 2만1655표가 나온 탄현동에서는 김 장관이 1만832표(50.02%)를 얻어 2위 후보와의 표차이를 3574표까지 벌렸다. 김영선 후보는 7258표(33.52%), 길 후보는 3396표(15.68%)를 득표했다.

▲대화동·송산동·송포동

앞선 5개 동과 달리 이들 3개 지역은 농촌과 도심의 모습이 섞여 있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장관은 대화동과 송산동에서 크게 이겼고, 송포동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우세를 보였다.
대화동은 김 장관에게 7381표(47.84%),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에게 5651표(36.63%), 국민의당 길종성 후보에게 2258표(14.64%)를 줬다.

송산동은 김 장관에게 9664표(50.97%)를 몰아줘 김영선 후보(7261표, 38.30%), 길 후보(1917표, 10.11%)와 격차를 벌렸다.

반면 송포동에서는 3692표(44.27%)를 얻은 김 장관과 3589표(43.04%)를 얻은 김영선 후보의 표 차이가 103표에 불과했다. 길 후보는 998표(11.97%)를 얻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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