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포스터

 

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평론가

화제의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막을 내렸다. 많은 화제를 낳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진정 '클라스가 다른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조광진 작가가 '다음웹툰'에 1년 반 동안 매주 화요일에 연재했던 인기 웹툰이었다. jtbc에서 올해 1월부터 16부작 금토 드라마로 방영됐다.

웹툰의 인기 이상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평가받으며, 2030 젊은층부터 4050 중장년층까지 큰 인기를 누렸다.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 비결
'재벌에 대한 복수'라는 다분히 고전적인 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큰 관심과 인기를 끈 이유가 무엇일까?

각각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들의 열연, 검증된 웹툰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텔링, 화려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한 OST의 뒷받침 등 이 드라마의 인기 이유는 많다. 주목할 점은 흥행의 큰 축을 담당하는 주시청층이 2030세대라는 점이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로 나눌 수 있는 명확한 대립 구도와 서로 간의 극명한 문제 해결 방식이 드라마의 주요 전개 포인트이며, 이 부분에서 2030은 기성세대에 맞서는 젊은 세대에게 응원을 보냈던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 2030세대가 갈등을 겪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성세대와의 마찰일 것이다. 흔히 말하는 꼰대, 갑질, 권위에 대한 2030세대의 속앓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적극적인 해결 또는 세상과의 타협이라는 두 개의 갈림길 앞에서 고민한다.

드라마 속에서 자본과 권력을 가진 기성세대의 부조리에 맞서 소신과 패기로 올바른 길만을 고집하는 젊은 주인공,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개성적이고 자유분방한 젊은 인물들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상황을 헤쳐 나간다. 그런 행동이 2030세대로 하여금 대리만족과 공감을 주며 차세대 리더의 모습을 기대케 한 것이다.

#순수와 열정의 '소신'과 '도전'
기이한 일은 '이태원 클라쓰'가 단지 2030세대에게만 인기몰이를 한 것이 아니었다. '이태원 클라쓰'가 4050 중년 남성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마도 4050세대가 그들이 가지 않았던, 가지 못했던 그 길을 당당히 걸어준 대리만족이 아니었을까? 흙수저 박서준(박새로이)이 온갖 어려움을 딛고 마침내 성공하는 이야기가 주는 카타르시스가 대표적으로 중년 남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터이다.

더욱이 '이태원 클라쓰'의 젊은 주인공들은 비정상적인 사회 구조에 대해, 끊임없이 자신들을 압박하는 자본과 권력 앞에 결코 비굴하지도 좌절하지도 않았다. 영화 '기생충'이 그 현실적 자구책으로 '기생'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태원 클라쓰'는 정반대로 '소신'과 '도전'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태원 클라쓰'가 젊은 세대의 단순한 청춘극처럼 보이지만, 바로 이런 점들이 2030세대를 넘어 4050세대까지 폭넓게 시청 스펙트럼을 넓힌 지점일 것이다. '클라스가 다른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인 것이다.

/윤세민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