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교육감, 김경수 지사 제안에 답변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9월 신학기제'가 교육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제안한 '9월 신학기제'와 관련한 정책 검토 및 공론화를 위해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개학이 더 늦어진다면 이참에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재정(사진) 교육감은 김 지사에 화답하듯 페이스북에 "김경수 경남지사께서 이번 기회에 3월에 시작하는 1학기를 9월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말했다"며 "지금 코로나19 와중에 이 논의를 한다는 것은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학제개편을 위해서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교육계에서는 끊임없이 9월 학기제 주장이 있었고 이에 관한 연구도 많았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을학기제'로도 불리는 '9월 학기제' 도입 논의는 지난 정부들에서도 '학제의 국제 통용성'을 이유로 꾸준히 검토된 학제 개편 방안이다. 그러나 8조~10조원에 달하는 학제 개편 비용(한국교육개발원 2015년 연구보고서), 특정 학년 학생들의 대입 및 취업 피해우려 등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해 추진되지 못했다.

이 교육감은 9월 학기제 도입의 필요성을 코로나19에 따른 개학 연기로 인한 학습 손실 우려와 국제 교육교류 등 두 가지 측면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세계는 지금 코로나19의 중대한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미국의 경우는 이제 시작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4월에 개학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 교과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5주 동안 휴업한 상황에서 부실하게 교과를 마치고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재학생들에게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모든 학생이 방학을 줄여서 주어진 교과를 다 마친다 해도 학습의 손실이 대단히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교류 차원에서도 "그동안 학기가 달라 유학생들의 경우 한학기나 1년을 손해 보는 경우도 많았다"며 "교사나 학생들이 국제교류에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논의를 하더라도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길이 좋은가를 판단의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국민 공감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학생은 물로 교사, 학부모의 적극적인 논의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글 말미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고,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동의한다. 세종시교육청도 논의해보겠다"는 댓글을 달아 '9월 신학기제' 공론화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