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권리는 적게, 책임은 많이 지우려는 어른
▲ 인천작가회의, 다인아트, 255쪽, 1만원

인천작가회의가 문예계간지 <작가들> 봄호(통권 72호)를 출간했다.

이번호 특집 주제는 '오늘의 어린이와 문학'이다. 특수학교 교사이면서 어린이문학 작가인 공진하는 '어린이'를 숭고한 천사로 보는 시각과 통제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오가는 상징적 좌표의 편차 속에서 어린이에게 권리는 적게 주고 책임은 많이 지우려는 기성세대의 경향을 비판한다. 그리고 '어린이'라는 개념의 힘을 아는 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그 개념을 채워가기를 권한다.

신지영은 무한경쟁사회와 매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어린이문학의 나아갈 길을, <우리 함께 웃으며>와 <우리 여기에 있어!>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김재복은 2017년 이후에 나온 동화·동시에 나타난 새로운 인물 유형들을 죽음, 여성, 동물, 퀴어의 주제로 차근차근 톺았다. '비평'의 양재훈은 장류진의 소설을 다루었다. 불합리한 세계를 살아가는 오늘날 청춘의 삶을 적확하게 포착한 장류진 소설에 양재훈은 앞의로의 발전을 기원하는 마중물을 붓는다.

'기획연재'에서 서영채가 소개하는 개념은 수행성이다. 수행성에 숨은 의미와 계보를 추적하던 끝에 우연성과 반복, 전복적 가능성을 기저에 품은 구성된 주체에 이른다. '우현재'에서 배성수는 '삼릉' 지역의 역사를 짚어봤고, '르포'에서 연정과 황경란은 각각 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 파업 현장과 '신촌' 지역에서 미군 캠프마켓을 재현한 카페를 연 부부를 찾았다.

'시선'의 서은미 작가는 인천의 독립서점을 담았다. 창작란에서는 안도현, 정세훈, 조정인, 최금진, 김성규, 김명철, 김산, 최정, 전문영, 김네잎의 시와, 조혁신, 배지영의 소설을 내놓았다. '노마네'에 실린 유강희, 정지윤의 동시와 이반디의 동화는 '어린이다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서평'에서는 유성호, 일곱째별, 문계봉이 각각 임선기의 시집, 박일환의 르포, 김창수의 칼럼집을 소개한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