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기피문화 확산

"적자에 휴업하려고 해도 단골마저 뺏길까봐 그 마저도 못하고 있어요."
지난 20일 오후 2시 인천 동구 한 PC방. 건물 3층에 위치한 PC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스크를 쓴 직원이 손 소독제 사용을 권하며 인적 사항을 적어 달라고 요청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PC방은 휑한 분위기였다. 80여석 중 8곳만 자리가 차 있었고 나머지 자리는 손님 없이 대기 중이었다. 몇몇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쓰지 않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PC방 관계자는 "사람이 모이는 곳인 만큼 대비를 하고 있다"며 "기기를 닦을 에탄올을 수시로 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평소 사람들이 즐겨 찾는 밀집장소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주로 닫힌 공간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PC방이나 콜라텍, 노래방 등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아예 문을 닫는 업소도 늘고 있다.
실제 미추홀구 한 콜라텍은 이달 1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하루 평균 80여명이 이용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노래방 업계도 상황은 똑같았다. 평소 활기찬 노랫소리가 가득 찼던 공간에선 노래방 기계의 안내음만 들려왔다. '당분간 영업하지 않는다'며 안내문을 붙여둔 채 문을 걸어 잠근 매장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는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 19일부터 밀집장소에 대한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가 지정한 집중 관리 대상은 PC방과 노래방, 콜라텍 등 2만1837개 업소다.

그러나 업주들은 손님이 줄어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실질적 지원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업주 이모(61)씨는 "지자체에서 코로나19 지원 물품이라며 준 것이 손 소독제 뿐"이라며 "방문자들에 대한 인적 사항을 적어두라고 말을 해놓고 정보가 유출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하던데 코로나19로 발생된 모든 문제를 업자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렸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